입시학원도 쩔쩔맨 서울大 본고사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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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대가 첫날 본고사를 치른 12일,예년같으면「서울대 입시지도 전문」임을 내세워 앞다퉈『우리기관 발표가 모범답안』임을 공언했던 입시기관들 사이에서『올 서울대 문제는 풀 자신이 없다』며 꼬리를 감추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심지어 11일까지『문제지 공개후 한시간내에 각 언론사에 모법답안을 제공하겠다』고 자신했던 某학원은 12일 국어 1교시「문학작품의 이해와 감상」문제가 공개되자마자『없었던 일로 돌리자』고 물러서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사정은 다른 학습지 업체나 학원들도 마찬가지여서『서술형 주관식인 만큼 정답에 가까운 기준답안을 제시해 보겠다』고 나선 극소수 입시기관을 제외하고는『섣불리 문제풀이에 나섰다 오히려 망신만 살지 모른다』며 아예 문제풀이 시도를 회피했 다.
수험생들 역시 국어과목에서 서술자의 화법을 바꾸는등 기존 참고서에서 다뤄지지 않은 새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고 포괄적 논술문제가 나오자『출제의도조차 파악하지 못한채 답안지 메우기에 급급했다』고 당황해했다.
94학년도 서울대 출제위원장을 지낸 전상범(田相範.영어교육)교수는『수험생은 물론 입시학원.교사 상당수가 겪는 혼란은 평소종합적 사고력이나 문제해결력을 키우기 보다 특정 유형들의 문제풀이 방법만을 집중지도 하는 암기위주 입시준비에 서 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權寧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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