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골퍼 국제무대 꺼린다-아시안투어 참가40명 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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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남자 프로골퍼들은 올해도 「우물안 개구리」신세를 면할 수 없는 것일까.구미(歐美)에는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도 골프가 갈수록 활발한 붐을 타고 있는데 반해 국내 프로들은 오히려 국제 출전을 기피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프로골프협회(KPGA)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총상금 5백만달러(약40억원)아시안투어에 출전을 희망한 선수는모두 40명이다.50명이 넘는 대규모가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빗나간 것으로 지난해보다도 오히려 9명이 적 다.
예선없이 아시안투어 12게임을 모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최상호(崔上鎬).김종덕(金鍾德).김영일(金永一).한영근(韓永根).김종일(金鍾一).최광수(崔光洙)등 6명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 그러나 이중에서 아시안투어 전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는 베테랑 김영일(40)한명에 불과하고 국내랭킹 1위인 최상호는 절반인 6개 대회에만 출전하는 것을 비롯,대부분이 절반만의 경기를마친채 국내 시즌 오픈 일정에 맞춰 돌아온다는 계획 을 세우고있다. 최상호는 『아시안 투어도 중요하지만 국내대회 성적을 위한 컨디션 조절에 비중을 더둘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예선전 출전을 신청한 골퍼는 모두 34명으로 지난해의 43명보다 크게 줄어 들었다.
이같이 국내 골퍼들이 국제대회를 기피하는 것은 국내 프로들의허약한 체질로,외국 선수들과의 경쟁을 감당키 어렵기 때문이다.
아시아지역만해도 대만을 비롯,동남아의 골프 실력을 무시할 수없다.또 미국과 유럽.호주.남아공등 각국의 신예들이 대거 아시아로 몰리는 것도 경쟁을 더욱 어렵게하고 있다.
반면 국내 선수들끼리만 벌이는 국내대회는 매년 숫자가 크게 늘어나 경쟁 없이도 짭짤한 수입이 보장돼 외국행을 나서는 선수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한국선수로는 최상호가 아시안투어 종합순위 27위에 머무른 것이 최고의 성적 이다.
한국은 아시안 투어 해외경기에서 73년 김승학(金承學)의 필리핀오픈 이후 단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국내 골퍼들의 국제경쟁 기피현상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아시아 골프 무대에서의 위상확보를 어렵게할 뿐 아니라 국내의 골프붐 조성을 위해서도 넘어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王熙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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