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자동차학원부지등 부동산실명제 대형賣物홍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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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6일 부동산실명제 발표후 쏟아진 대형 부동산 급매물(急賣物)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오는 7월1일 명의신탁 금지조치를 앞두고 타인명의로 된 자기소유 부동산을 하루 빨리 팔아버리려는 경우가 주류(主流)를 이루지만 막연한 불안심리에 밀려 땅부자들의 자기명의 물건까지 덩달아 중개업소에 쌓이고 있다.
특히 부동산매기(買氣)가 당분간 식을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일면서 『팔리지 않으면 공동개발이나 임대사업이라도 알선해 달라』는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통.무역업을 하는 金모(서울강남구역삼동)씨는 서울강남구세곡동4 일대 삼일자동차학원부지 4천3백92평을 매물로 내놓았다.
학원측과 6년간의 부지임대 기간이 7월말로 만료됨에 따라 사업자금도 마련할겸 앞으로 「골칫덩어리」가 될지도 모를 이 땅을빨리 처분하겠다는 것이 金씨의 변(辯)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자연녹지.풍치지구여서 건물을 크게 짓기는 어렵지만 주변에 구매력이 좋은 상류층 대단위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교통이 편리해 최근 붐을 이루는 프라이스클럽,또는 물류센터가 자리잡기 좋은 입지』라고 평가했다.
전철 분당선과 구리~판교.분당~장지간 고속국도가 매각부지 인근을 통과한다.희망매매가는 2백20억원(대지로 변경 예정)이며10년 장기임대할 경우 전세금 기준으로 1백억원을 부르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시장의 중심인 서울강남지역 주요 부동산법인들에는 실명제실시 방침이 알져진 이후 10억원 이상 대형 부동산매물 처분의뢰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신분노출을 꺼려해 이름을 밝히지 않는 「탐색」문의자들까지 조만간 매물을 정식등록할 경우 대형부동산 매각 러시가 일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삼성동 K,서초동 N등 강남지역 주요부동산 업소에 지난나흘간 나온 주요 부동산매물을 보면 지목별로 대지.임야.전(田)을 비롯해 상가건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10억원 이상 호가하는 매물만도 개인.법인 명의로▲경기도용인군기흥 읍 대지1천9백74평(13억원)▲경기도분당구삼평동 대지 1천평(20억원)▲경기도오산시원동 전 1천3백64평▲경기도부천시약대동 대지 1천3백50평▲상가빌딩부지5백평(10억원)등이다.
10억원을 밑돌지만▲서울송파구문정동 대지 1백20평(8억원)▲충북진천군만승면 임야 5만6천4백91평(8억5천만원)등도 큼직한 물건들이다.
부동산중개업소가 이처럼 중개의뢰 물건 급증으로 활기를 띠는 반면 부동산신탁회사 문턱은 한산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정부가 공인한 부동산신탁회사인 한국.대한 부동산신탁등 두곳에는 지난 나흘간 부동산 처분의뢰(처분신탁)는 물론,땅을 유 용하게 개발해달라는 의뢰(개발신탁)조차 단 한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신탁 관계자는 『명의신탁과 부동산신탁의 용어상 혼동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소문없이 은밀히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지주는부동산물건이 제도적으로 공개되는 부동산신탁회사를 잘 찾지 않는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洪承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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