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時事에세이 "전직대통령부터 참회하자"낸 金世泳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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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새 정부들어 「개혁」「세계화」「제2개국」 같은 말들이 단골로 나오고 있습니다.하지만 아무리 좋은 덕목이라도 사회 지도층의 자기 성찰이 선행되지 않으면 어느 것 하나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겁니다.』 김세영(金世泳.59)국민기술금융 부사장이 최근오랜 은행원 생활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진로를 나름대로 정리한 시사 에세이집 『전직 대통령부터 참회하자』를 내 화제.그는60년대초 국민은행에 입사한뒤 30여년간 은행에서 잔뼈가 굵 은 금융통이다.
金씨는 책 제목에서 풍기듯 개혁이나 변화는 사회 지도층의 참회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의 가장 큰 잘못은 친일파를 단죄하지 않고 재등용한 것이다」(李承晩),「경제부흥은 국민들의 인내와 희생으로 이룩됐다」(朴正熙),「군인이 정치하고 대통령한 것이 잘못이다」(全斗煥.
盧泰愚).
책 첫머리는 이렇게 전직 대통령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신들의실정(失政)을 솔직히 고백하고 공과를 냉정히 판단하는 다소 우화적 내용으로 시작돼 복지부동하면서 발상 전환을 거부하는 정치권과 관료들을 꼬집어 나간다.
그는 『21세기는 전쟁과도 같은 무한경쟁 시대』라고 전제하고『정치권은 율곡 선생이 임진왜란을 예견하며 부국강병을 주장했던비장한 각오로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新10만양병론」을내세운다.
그밖에 관료들의 규제 만능주의나 형식주의로 창업 의지가 꺾이고 있는 것에 대해 『세계에서 제일 비싼 것이 한국 공무원들의도장에 묻은 인주 값』이라고 따끔하게 지적한다.
『은행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나름대로 보는 눈이 생기더군요.
또 요즘 세태가 답답하게 느껴지고 틈틈이 모은 자료도 있고 해출판을 결심했습니다.』 金씨는 다양한 계층의 고객들과 상담하면서 느낀 점들을 그때 그때 메모해 놓았다고 한다.또 10여년전부터 모으기 시작한 스크랩북 10여권 분량의 신문사설.시사논평기사도 큰 힘이 됐다는 것.
91,92년 각각 세태 에세이집을 발표한 바 있는 金씨는 『평생 세권의 책을 출판하겠다고 결심했는데 이제 그 소원을 이루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李圭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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