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동북아시아 역학구도 클린턴 결단요구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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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북한.중국이 집권 2년째를 맞는 클린턴 대통령에게 매우 어려운 외교적 결단을 강요하고 있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많은 증거들이 쌓여가고있다.클린턴 정부는 더이상 일련의 정치.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해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보유나 수출을 포기하게끔 할 수 있다는환상을 버려야 한다.
중국에 대해 인권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입바른 소리일 뿐이다.중국은 여전히 북한을 지원하고 있으며 핵무기나 미사일 기술을 이란과 같이 세계에서 가장 불안한 나라에 팔고 있다.현재 미국이 동북아시아 지역 에서 안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3만7천명에 달하는 주한미군의 생명이며 한국 및 아시아의 안정과 번영을 어떻게 유지해나갈 것인가다. 그럼에도 불구,미국과 한국.일본등 관련국들은 희망적 사고와책임전가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만일 군사적 대결을 피하면서도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은 중국 카드다.
중국은 스스로 북한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지만 결과는 그러한 행위를 입증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경제발전의 상당부분은 미국시장.미국의 투자 및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중국 지도자들은 그들의 정치적 생존이 중국의 고성장에 달려 있음을 잘알고 있다.미국이 중국의 경제발전을 봉쇄할 수는 없으나 성장 속도를 늦추게할 수는 있다.
그야말로 베이징(北京) 지도자들의 악몽이 아닌가.
어차피 인간사회는 불완전한 것.이는 다시 말해 인권운동과 핵확산 금지정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미국의 안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반체제 인사의 인권이 아니라 주한미군의 운명이며 한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북한.중국등 독재국가의 핵위협에 노출돼 있는 미국의 우방이다.
이라크나 북한의 자아도취론자들은 국민의 안녕과 복지에 관심이없다.권력강화만이 유일한 목적이다.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중국과 일본으로 하여금 원유와 자금줄을 봉쇄케 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일본과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어야한다.일본에 대해서는 자신의 국가 이익을 위해 행동할 자세가 돼있을 때만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할 것이라는 신호를 분명히 보내야한다.중국에 대해서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 할 수 있다.중국이 핵확산 금지정책에 협조한다면 미국은 경제적 호혜관계를 확대할 수 있다.반대의 경우 보다 강대국인 일본이 핵클럽에 가담할 수 있음을 깨닫도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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