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기업 담보대출83%불과-거품경제 實證통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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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우리나라 은행들이 앓고 있는「거품 경제」후유증의 실상에 대한실증적 통계가 처음으로 잡혔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최근 10개 시중은행으로부터 건네받아 분석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를 내고 쓰러진 기업 가운데▲부도 당시 담보액이 대출금을 밑돈 기업은 전체의 62.6%나 됐고▲부도기업 전체의 담보액은 대출금의 평균 83.1% 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통계는 자료를 제출한 10개 시중은행의 거래기업중▲대출금 10억원 이상이며▲지난해 1~10월중 부도를 내고 쓰러진총 1백98개 업체를 대상으로 대출금액과 담보금액을 일일이 대조해 파악된 것이다.
〈표 참조〉 이에 따르면 부도 당시 담보액이 대출금을 밑돈 기업은 총 1백24개로 부도기업 10개중 6개사는 담보물을 다처분해도 대출 원금을 건지지 못한다.
또 은행들이 이들 1백98개 업체에 빌려준 대출총액은 5천9백42억원이었던 반면 부도 당시의 담보액은 총 4천9백42억여원이었다.
이것 만으로도 은행들은 장부상 1천억5천여만원의 손실을 입고있는 셈인데,담보 가격이 감정가격에 불과하며 실제 경매가는 그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손해액은 훨씬 더 불어나게 되어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잡은 담보가액이 대출액에 훨씬 못미치고 있는것은 우리 은행들이 신용대출을 크게 늘려서가 아니라,경기가 한창 좋을 때 담보로 잡아두었던 부동산 가격이 지난 92년 이후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某은행의 관계자는 『실제로 담보를 처분하면 잘 받아야 감정가격의 70%정도』라며 『더구나 낙찰도 제대로 안돼 심한 경우 감정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며「거품 경제」의 후유증이 심각함을 전했다.
〈吳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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