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 선생님] '문구 패키지' 사달라는 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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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신학기가 다가옵니다. 아이들이 필요한 문구류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요즈음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 기획행사에는 신학기 문구류 패키지상품이 눈에 많이 띕니다. 아이들이 사용할 만한 여러 종류의 문구들을 한데 묶어 파는 것입니다. 일종의 종합선물세트인 셈입니다. 아이들은 일단 겉보기가 좋으니 사달라고 졸라대곤 하지요. 대개 그런 매장에 갈 때 아이에게 필요한 품목 목록을 작성해가는 부모님 입장에선 고민스러운 일입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무엇이든 다 그렇듯이 패키지 상품에도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일러주세요. 장점은 서로 관련된 물건들이 한꺼번에 모여 있으니 이것저것 고르느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점이겠지요. 그리고 잘 고르면 값이 저렴한 패키지 상품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지나쳐선 안될 단점도 있지요.

무엇보다 패키지 상품 안에는 자신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품목들이 포함돼 있기 십상입니다. 불필요한 물건까지 산다는 점을 감안하면 값이 싸다고만 할 수 없는 상황도 있지요. 그렇다면 "엄마랑 너랑 작성해 온 구입 목록에는 이것이 없는데 어떻게 할까"하고, 아이에게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던져주세요. 또한 과연 그런 패키지 상품이 개별상품을 낱개로 구입하는 것보다 정말로 가격이 저렴한지 직접 확인도 해봐야지요. 문구 케이스가 물건값의 30%를 차지하는 실속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기왕이면 아이와 함께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보세요.

이런 경험을 한번 해본 아이라면 다른 상품에도 적용해보도록 유도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패키지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입한다거나, 패키지 여행상품을 이용해 가족여행을 갈 때 아이들에게 그 내용을 평가해보도록 해도 좋을 것입니다.

배순영 한구소비자보호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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