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계정세 특파원 전망-러시아.東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95년의 러시아.동구는 혼란 속의 안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는 연말에 실시될 예정인 총선과 96년6월로 예정돼있는 대선을 둘러싸고 불안기류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조기 대통령선거를 주장하고 있는데다 여권의 일부도 이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 일정이 정국불안을 가속화시키는 핵심요인이 될 것이 확실하다.
특히 이 문제는 현재 진행중인 체첸사태의 해결추이와 맞물려 정파간의 이해대립과 정치인의 이합집산을 어느때보다 가속화시킬 것이다. 예정에 따른 선거가 불투명해지거나 옐친대통령이 이를 연기할 움직임을 보일 경우 정치권의 반응은 더욱 격렬해 사태진행을 예측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동구의 경우 94년에 있었던 불가리아.폴란드 총선에서도 보여졌듯 자유라는 정치적 구호보다 현실적인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舊공산당세력의 권력복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처럼 통제경제나 억압적인 정치체제가 재 탄생할 가능성은 없지만 정책적인 변화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체코.폴란드.헝가리등은 기본적으로 脫소련화 정책을 계속추진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유럽연합에의 가입을 이룩하겠지만 불가리아.루마니아등에서는 親러시아 정책으로의 회귀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러시아.동구에서는 94년의 불안요인들이 95년에도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그에 따른 사회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급진경제개혁 실패에 따른 국민생활의 악화,빈부격차의 확대,극도로 나쁜 치안등은 조만간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이러한 문제들은 옐친의 권력기반을 끊임없이 약화시킬 것이다.러시아의 경우 95년도 경제정책의 기조가대규모 국영기업의 민영화 및 토지의 사유화 추진이라는 점도 옐친등 개혁파에겐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동구의 경우도 인플레와 실업,그리고 빈부격차의 발생이 정치인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대외정책부문에서 동구국들은 나토 가입이라는 열망을 실현시킬 방안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러시아는 자국 영향력의 약화와 反러시아 연합을 파괴하기 위한 94년의 외교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러시아는 보스니아문제와 이라크사태 해결등 에서 독자외교를 펼쳤듯 95년에도 중요 국제문제에서 독자행보를 계속할 것이며 對CIS 정책도 94년 처럼 「CIS는 러시아의 뒷마당」이라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동구.러시아에서는 「차가운 평화」라는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러시아와 미국간의 기본적인 협조체제는 유지되겠지만 러시아 정치권의 점증하는 반미감정이 옐친의 발목을 잡고있으며,미국의회 중간선거에서의 공화당 압승이 9 4년의 밀월관계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공화당도 클린턴행정부의 기존 군축및 對러 경제원조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어 미국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러시아와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반면 러시아의 對극동정책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견제,국동지역의 안정,무기수출확대,국경지역의 군축등의 필요성 때문에중국을 포함한 극동지역 전체에 대한 우호.협력강화정책이 유지될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