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진화論 틀렸다-호주大 연구팀 정면 반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후천적으로 얻은 생물적 변화는 유전될 수 있는가.』 다윈의진화론(進化論)에 따르면 대답은 『아니오』다.그러나 최근 일부생물학자들이 이같은 진화론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와 파문을일으키고 있다.국립호주대학의 테드 스틸 박사팀은 후천적으로 얻은 생물적 특성이라도 유전될 수 있다 며 그 과학적 증거를 내놓고 있다.다윈의 진화론을 현대적으로 해석해온 주류 생물학자들에 따르면 진화는 정자 혹은 난자와 같은 생식세포의 염색체에 변화가 일어났을 때만 가능한 일이었다.그러나 스틸 박사팀은 일반세포에 일어난 변화 역시 대대손손 유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 백혈구세포의 유전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보여줬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인체 면역세포의 일종인 백혈구세포의 유전자에는「점프 유전자」라는 특수 유전자가 붙어 있는데,이 유전자가 백혈구세포 유전자에 일어난 변화를 생식세포에 전달함으로써 결국 일반세포의 유전적 변화가 자손까지 전해진다는 것이다.특히이번 연구의 핵심이기도 한 점프 유전자는 꼭 백혈구 세포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어서 다른 일반세포 유전자에 일어난 변화도 유전될지의 여부가 논란거리로 등장할 전망이다.
스틸 박사팀의 이번 연구는 또 18~19세기에 걸쳐 라마르크의 용불용설(用不用說)과 다윈의 자연도태설(自然淘汰說)간에 벌어진 논쟁의 재판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스틸 박사의 연구에 대해 기존 학자들은 대체로 냉랭한반응을 보이고 있다.영국 케임브리지大의 단백질공학자인 이언 톰린슨 박사는 『점프 유전자에 의한 생식세포 유전자의 변화는 근본적으로 있을 수 없다』며 이번 연구에 대해 강 하게 반발하는등 새 가설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찮다.
〈金昶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