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판정 항의한다” 축구 주심이 선수에 위협 사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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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레드카드로 안되면 총을 쏜다?

축구 주심이 경기 도중 판정에 항의하는 선수들을 제압하기 위해 총을 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26일 말레이시아 일간신문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남부 조호르주에서 열린 지역 축구경기에서 판정에 항의해 몰려든 선수들을 향해 주심이 권총으로 위협 사격을 했다”며 “총기 사용의 타당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라는 이 지역 신문에 따르면 현직 경찰관인 주심이 위험한 반칙을 한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퇴장시키자 동료 선수가 주심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했다는 것이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주심은 자신이 타고 온 순찰차로 달려가 권총을 가져온 뒤 공중을 향해 발사했다고 한다.

조호르주 경찰 대변인은 “주심이 총을 꺼내 발사까지 한 게 정당한 행동이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며 “총을 쏜 주심은 구금했고, 주심에게 위협을 가한 5명의 선수들도 난동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이라고 웃어넘길 수만은 없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황당 사건이 발생한다.

지난해 한 지방 도시에서 열린 축구대회에서 소방서 팀과 경찰서 팀이 맞붙었다. 편파 판정으로 인해 경기에 졌다고 생각한 소방서 선수들이 현직 경찰인 주심을 폭행하려 하자 경찰서 팀 단장인 경찰서장이 소리쳤다. “저 사람들 전부 체포해.”

지구촌 어디서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축구경기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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