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에이스 명예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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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코리안 빅리거들의 '맏형'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사진)가 일찌감치 '선발 낙점'을 받았다.

20일(한국시간) AP통신은 레인저스의 벅 쇼월터 감독이 "박찬호와 케니 로저스는 선발이 확실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메이저리그 엔트리 24명 중) 12명을 투수로 뽑을 예정"이라는 투수진 운용 계획을 밝히면서다. 박찬호와 로저스를 팀의 '원투 펀치'로 인정한 것이다.

스프링 캠프를 거치며 선수들의 몸 상태와 개인훈련 정도를 점검한 뒤에야 선발 투수진을 확정하는 것이 메이저리그 관행. 이렇게 볼 때 쇼월터 감독의 발언은 이례적인 것이다. 특히 메이저리그 감독 중에서도 선수 칭찬에 인색한 쇼월터 감독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것은 박찬호의 재기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박찬호는 지난 16일 팀 스프링 캠프 장소인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 도착한 뒤 18일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바로 이날 쇼월터 감독도 박찬호의 투구 모습을 눈여겨 봤고, 그가 이번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주리라는 확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쇼월터 감독은 20일 현지 언론 및 한국 특파원들과의 회견에서도 "이번 오프 시즌 때 박찬호가 투구하는 것을 두번 봤다"며 "부상이 완전히 나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재기할 것"이라며 "지켜봐 달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런 평가를 듣기까지 박찬호는 이번 겨울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한국 체류기간을 줄이고 지난해 말부터 로스앤젤레스에 머물며 몸 만들기에 열중해 왔다. 척추 전문의인 야밀 클린 박사에게서 매달 정기검진도 받았다.

꼼꼼한 준비와 감독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번 시즌을 '재기 원년'으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는 박찬호. 그는 21일 팀 합동훈련에 참가, 마지막 '다듬기'를 시작한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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