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북스>"교토의 전통" DIANE DURSTON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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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원제 『The Living Traditions of Old Kyoto』.
일본 옛수도 교토(京都)상인들은 사업을 「소의 침」에 비유한다.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치 침같은 끈기와 응집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교토상인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들은 지난 1천2백년동안 나름의 예술과 관습.전통을 지켜왔다.
이책은 아직도 옛도시의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의 노력에 초점을맞춘다.유명한 사원이나 건축물에 대한 상세한 관광안내서는 아니다.대신 오래된 상점.여관.식당등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고 지금까지 옛향기를 간직하고 있는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다.일본 왕실의 세련된 모습이 교토의 영혼이라고 하면 이책은 일반생활 속에스며든 교토인들의 마음을 드러낸다.
저자는 독자들을 도시의 후미진 골목이나 교외의 사당으로 안내하는가 하면 1백년이상 가업을 잇고 있는 장인들의 세계를 보여준다.또 저녁종을 울리는 수도승,전통복장을 입고 이끼낀 정원에서 낙엽을 쓸고 있는 노파,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일본 전통향(香)을 만들고 있는 중년등을 통해 현대 산업사회에서 맛볼 수 없는 넉넉함을 선물한다.
그러나 산업화의 물결에 따라 일본의 전통도 사라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저자는 우려한다.그예로 저자는 2백년전부터 내려온삼나무 물통 제작이 후계자를 구하지 못해 머지않아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교토가 일본의 가장 훌륭한 부분을 보여주는 곳은 아니다.그러나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Kodansha International刊.3천2백엔〉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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