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증시 대예측] 길 험난해도 2500까지 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코노미스트 올해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곡절이 있었지만 시장은 좋은 편이었다. 내년은 어떻게 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10대 증권사 사장들에게 내년 증시 전망을 들었다. 이를 토대로 유망종목, 전문가의 투자 노하우 등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올 한 해 증시도 되짚어봤다.


국내 주요 10대 증권사 사장들은 2008년 새해 증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현재는 코스피 지수 1900포인트 선을 넘나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증권사 사장들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2008년 증시 전망은 ‘밝다’고 보고 있다. (뒷면의 도표 참조)

가장 높은 코스피 최고점을 예상한 이는 대신증권의 노정남 사장과 하나대투증권의 김정태 사장, 키움증권의 김봉수 사장. 이들은 2008년 코스피 최고점으로 2500포인트를 꼽아 주목을 받았다. 지금보다 25% 이상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노정남 사장은 특히 “2008년에도 증시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일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아시아 신흥시장의 주가수익배율(PER) 15.6배를 적용하면 역사적 최고점을 예상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최저치를 예상하는 수치는 1800포인트대다. 내년 외부 변수로 크게 흔들린다 해도,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뜻이다. 대우증권 김성태 사장은 “만일 2008년에 글로벌 경기위축 같은 요인이 확대되면, PER 10배를 기준으로 최저 1800선까지 내려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조심스러운 전망치를 내놓았다.

동양종금증권 전상일 사장은 “장기 추세선의 최하단인 1700포인트를 2008년 코스피 최저점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고점은 아시아 신흥시장의 역사적 PER 수준인 14.9배를 적용한 237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증권사 사장들은 대개 1800과 2500포인트 구간을 2008년 코스피 지수대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2008년 1분기에 2200포인트, 3분기에는 1850포인트에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 사장들이 비교적 밝게 새해 증시 전망을 한 이유를 살펴보자. 우선 국내 요인 중 한국 경제의 호황이다. 현대증권 김지완 사장은 “2008년에도 한국 경제가 대외적으로 확장세를 지속하고, 기업이익이 계속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완 사장은 “수출증가율 두 자릿수 지속과 국내 수요 회복에 힘입어 기업실적은 매출 9.1%, 순이익 16.2% 정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증권 김성태 사장은 “다만 글로벌 경기의 악화, 분기 성장률 둔화, 달러 약세 구조의 변화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코스피 지수의 변동폭은 2007년보다 다소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국내 증시의 변수로는 우선 대선 이후의 부동산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 정부에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쓰면 돈이 부동산으로 빨려 들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원화가치의 절상(환율인하)을 변수로 들었다. 배 사장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조선 수주가 감소하면서, 국내 증시 주도주가 기존 조선주에서 자동차나 IT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정태 사장은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의 경제정책,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국내 건설경기 같은 3대 요인이 2008년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1분기 중에 국내 경기가 피크를 기록하고 이어 한은이 2분기 본격적으로 긴축정책에 나서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변수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사장은 “우선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다행히 경착륙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미국 금융회사들의 이익 감소 내지 충당금 부담 확대가 미국 경제를 심각하게 악화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얘기다. 오히려 서브프라임 사태가 진정됐다는 시각이 자리 잡게 되면, 내년 미국 경제는 시장평균 예상인 2.1% 수준의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키움증권 김봉수 사장은 “주택경기의 둔화 폭과 기간, 이에 따른 파급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주택 버블의 붕괴 과정은 일반 예상보다 길고, 파급효과 역시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결국 내년 하반기 경기회복은 주택경기 바닥이 언제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주택 버블 붕괴 여부에 주목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은 “해외 변수 중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배럴당 90달러 이상을 웃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석유수출국들이 추가 증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유가 안정에 힘쓰고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중국 물가의 중요성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이 최근 세계 최대의 소비처로 부상하면서, 세계 물가 불안의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동양종금증권 전상일 사장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이로 인한 금융기관의 손실 확대, 중국의 과잉 유동성 축소를 위한 긴축정책,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 같은 3대 위험 요소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증권사 사장은 2008년 유망종목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LG전자(전자), 대한항공(항공), 현대자동차(자동차), KT·SK텔레콤(통신서비스), 한미약품(제약), 동부화재(보험), 엔씨소프트(인터넷), LG화학(화학주) 등을 들었다. 10대 증권사 사장들이 추천한 알짜 종목들은 뒤에서 별도 기사로 소개했다.

유상원 기자[wiseman@joongang.co.kr]

매거진 기사 더 많이 보기

[J-Hot] "내년, 길 험난해도 2500까지 간다"

[J-Hot] 34년간 구두닦다 성공학 강사 변신 성공

[J-Hot] BBK수사 홍일점"김경준 보고 사람신뢰 무너져"

[J-Hot] "이명박 당선자-日총리 통화때 주변 일제히 박수"

[J-Hot] "DJ는 대선 패배 후 은퇴 선언…" 정동영 압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