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수련…찬호 20승 氣충전

중앙일보

입력

'코리안 특급'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가 신기(神氣) 수련을 통해 부활을 다짐했다.

벅 쇼월터 텍사스 감독도 스프링캠프를 하루 앞둔 20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선발 로테이션이 확정된 선수는 박찬호와 케니 로저스뿐"이라며 올 시즌 박찬호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나타냈다.

박찬호는 21일부터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시작되는 스프링 캠프를 앞두고 세계적인 기(氣)수련 도장인 세도나를 극비리에 방문, 1박 2일 간 정신수양을 쌓고 올 시즌 재기의 각오를 다시 한번 다진 것으로 밝혀졌다.

수년 전부터 기수련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실천을 하고 있는 박찬호가 세도나에서 기수련을 위해 찾은 곳은 단(丹)월드가 운영하는 '일지명상센터'. 이 센터는 18만여 평 크기로 세도나에서도 손꼽히는 수련장소인데 박찬호는 지인을 통해 이곳에 일찌감치 예약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 상에 흐르는 강력한 에너지장인 21개의 볼텍스(Voltex) 가운데 5개가 모여 있을 뿐 아니라 아메리칸 인디언의 성지인 세도나는 텍사스의 스프링 캠프지인 서프라이즈에서 북쪽으로 약 100마일(161km) 정도 떨어져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지역이다. 옛날 나바호 아파치 야바파이 등 미국 인디언들이 '가장 기가 센 곳'으로 여겼던 신성한 장소다

지난 16일 개인훈련장소였던 로스앤젤레스에서 애리조나 스프링 캠프지로 이동한 박찬호는 도착하자마자 기수련지를 찾아갔다.

지난해 가을부터 꾸준한 재활훈련으로 허리 부상에서 완쾌, 몸 건강을 회복하고 이번에는 기수련을 통해 정신력을 가다듬었다.

박찬호는 처음 애리조나에서 스프링 캠프를 실시한 지난해에도 세도나를 방문해 명상시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언론에 미리 계획이 보도되자 세도나 방문을 포기했다. 당시 박찬호는 "조용히 다녀오려고 했는데…"라며 세도나를 가지 못한 것에 못내 아쉬워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평소에도 기수련을 쌓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댈러스 지역신문에도 박찬호가 요가의 한 형태인 기수련과 합기도 훈련으로 정신력 강화 및 스트레칭에 도움을 받았다고 보도된 적도 있다.

올 시즌 기필코 재기해야 한다는 명제를 안고 있는 박찬호로선 정신적 압박감을 털어내기 위해 심리적 안정을 위한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옛날 용맹했던 인디언들의 정기를 듬뿍 받은 박찬호가 올 시즌 힘차게 비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서프라이즈(애리조나주)=일간스포츠 박선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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