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생산 농가 "반갑다, 윤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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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4년마다 돌아오는 윤달(양력 3월21일~4월18일)을 앞두고 충남 서산과 당진.예산 등의 대표적 삼베 생산 농가들의 베짜는 손길이 바빠졌다. '윤달에 수의(壽衣)를 마련하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에 전국에서 삼베 구입 및 예약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28가구가 공동으로 삼베를 생산,수의를 제작하고 있는 서산시 해미면 동암리 삼베마을의 경우 이달 들어 수의 주문량이 하루 평균 6벌로 평소 2벌에 비해 3배나 늘었다.

이 때문에 수의를 만드는 이 마을 주민들은 주문량을 제때 공급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 제작하는 삼베는 1자(60㎝)에 1만2천원선으로 수의 한벌 장만하는데 2백만~3백만원이 든다.

당진군 고대면 슬항리 삼베마을도 최근 수의 제작을 물어오는 도시민들이 잇따르자 '윤달특수'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주민 이모(56.여)씨는 "요즘 수의 제작 문의가 하루에 서너건씩 걸려 온다"며 "값싼 중국산 삼베가 시장을 잠식해 어려움을 겪는 삼베생산 농가에 모처럼 웃음이 찾아 왔다"고 말했다.

예산군 삽교읍 이리 및 용동리 삼베마을 역시 이달 들어 수의용 삼베 주문이 2배가량 늘어 주민들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서산=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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