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풋내나는 글씨들의 산들거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한글 서예가 박수자씨의 호는 밀내다. 은하수를 뜻하는 우리말 미리내를 줄여 쓴 고운 아호다. 2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리고 있는 '밀내 박수자 서예전'에 가면 그 호처럼 정갈하고 졸박한 글씨들을 만날 수 있다. 모암 윤양희 선생 밑에서 갈고 닦은 한글 서풍은 수더분하면서도 맑고 밝다. 전통적 궁체 훈련에서 출발해 대담한 필의로 발전시킨 자연스러움이 살아 있다. 스승인 모암은 그의 글씨를 "풋내 나는 밀밭의 넓고 넓은 산들거림"이라고 평한다. 애송 시들과 전통 문집에서 가려 뽑은 좋은 글들을 쓴 '노승'(사진), '봉선화가' 등 근작이 나왔다. 02-730-5454.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