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V 무선시스템 도입해야-美 슈미트박사 來韓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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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정보통신의 세계적인 무선화(無線化)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의 케이블TV 시스템도 유선 외에 무선케이블 시스템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이와 함께 정보통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일반이 사용할 수 있는 국내의 주파대역 폭을 좀더 넓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위원장 李祥羲)초청으로 최근 내한(來韓)해 「21세기 정보사회의 무선통신발전전략」을 주제로 강연한 국제무선기술협회장 로버트 슈미트(54)박사와 자문회의 위원,관계학자들에 의해 제기됐다.슈미트박사는 강연에서 『인공위성에의한 영상.통신서비스 등 전세계의 정보통신은 모두 무선화 추세기 때문에 한국에서 곧 방영될 케이블TV도 유선 외에 무선으로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쉬미트박사는 『휴대폰.무선호출 등의 보급속도로 보더라도 한국의 무선통신기술 수준은 선진수준을 눈앞에 두고 있어 보급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의 케이블TV 시스템이 완전유선화돼 있는데 반해 무선케이블 시스템은 완전무선도 있지만 대부분 유선과 무선으로 이뤄져 정확히 말하면 반무선케이블 시스템인 셈.
즉 방송국으로부터 일정지역의 소구역 무선방송중계소까지는 光케이블이나 동축(同軸)케이블로 연결한 다음 여기서 각 가정까지는무선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이다.
경희대 정보통신공학과 진용옥(陳庸玉)교수는 『이 시스템이 이동통신전화국을 모체로 각 기지국을 통해 가입자에게 서비스되는 이동전화시스템 셀룰러폰과 비슷해 4~5년 전부터 캐나다에서는 1.2㎓ 대역의 「셀룰러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무선케이블TV 시스템이 가진 장점은 값비싼 光케이블이나 동축케이블을 안방까지 깔지 않아도 되므로 설치비.유지보수비 등이 적어 가입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데다가 화질(畵質)이 뛰어나다는 것.이같은 장점으로 현재 전 체가구의 62%에 해당하는 5천7백만 가구에 유선케이블TV가 제공되고 있는 미국의 25개 유선케이블TV 업체중 23개사가 이미 무선케이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슈미트박사는 『10년뒤 서비스할 시스템을 현재수준을 기준으로 해 추진하 지 말고 10년 뒤의 기술수준을 가늠해 목표를 정하고 추진해야 중복투자 등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상희위원장은 『세계의 무선통신이 2~3㎓ 대역의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시스템으로 개발추진되고 있는데 국내는 민간이 사용가능한 주파수대역이 군사용 등 특수목적으로 묶여있는 범위가 너무 커 전파산업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극초단파대역인 마이크로웨이브는 주파수 0.5~30㎒까지의 전파로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대역폭이 커 많은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연세대 공대 전파공학과 박한규(朴漢奎)교수도 『북한과의 대치관계등 국내의 특수환경상 군사용주파수 확보는 필수적이지만 우리나라처럼 전파개발.산업이 뒤진 나라에서는 좀더 완화해줄 필요가있다』고 말했다.
〈李起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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