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연봉협상 구단마다 새규정 해석 각각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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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성적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뒤따라야 할 연봉협상이 구단측의 담합으로 뒤죽박죽이 될 전망이다.
프로야구구단주 총회는 8일 연봉 5천만원이 넘는 선수는 25%이상의 연봉인상을 할 수 없다는 이사회의 결의 사항을 통과시켰다.연봉인상 상한선을 25%내로 묶은 종래규정을 없앤 대신 5천만원이상이라는 단서를 붙여 새로운 악법을 만들 어낸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규약에 대한 해석이 구단마다 각각 달라 연봉협상 과정에서 혼란이 예상된다.
LG.태평양.한화는 내년 연봉이 5천만원이상이 될 선수까지로판단한 반면,해태.쌍방울.롯데.삼성은 올해(현재)연봉을 기준으로 5천만원이상의 선수들만 25%의 인상 제한을 받는 것으로 보았다. OB의 협상 실무자는『이미 LG와 태평양이 25%인상상한선을 깼기 때문에 이 조항은 없는 셈치고 계약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KBO는 구단주총회를 계기로『앞으로 5천만원이 넘는 선수도 인상제한을 받게 된다』고 최종 해석을 내렸다.
그러나 그동안의 입장차이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LG와 태평양은 이에 대비,새로운 규약이 효력을 발생하는 9일 이전에 이미 연봉 5천만원이 넘거나 25%이상 인상될선수들에 대한 계약을 이미 끝내 그래도 별 문제가 없다.
반면 아직 면담조차 하지 않은 해태 이종범(李鍾範)은 올해 아무리 올라도 5천만원을 넘을 수 없게 됐다.또 쌍방울 김기태(金杞泰)나 롯데 박동희(朴東熙)는 올연봉 4천5백만원에서 아무리 올라도 5천6백25만원이상을 받을 수 없게 됐다.
구단관계자들은『조항을 잘못 이해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그러나『이미 오래전 실무자들에게 일일이 해석을 내려주었다』는 KBO의 주장을 감안하면「몰랐다」는 변명은 설득력을 잃는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또다른 프로야구리그의 탄생을 막기 위해담합하고 있으며 독점이 허용된다는 법의 보호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구단측의 담합은 LG와 태평양의 예에서 보듯 구단 스스로도 모순을 인정하고 있을 만큼 불합리하다.또 일부 구단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교묘하게 시간을 끌어 좋은성적을 거둔 선수들의 정당한(?)인상폭을 원천봉 쇄했다.
이로인해 또다시 선수와 맺는 계약이 다르고 KBO에 접수시키는 계약내용이 다른 2중계약이 판을 치게 됐다.또한 전년도에 받은 보너스를 연봉에 포함시키느냐,마느냐를 놓고 선수와 구단이마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金弘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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