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뛴다] 정해수 벡스코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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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정해수(丁海壽.59)벡스코 사장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정부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정상회의 실사단 방문을 앞두고 요즘 회의 시설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APEC회의 유치에는 숙박 등 다른 시설도 중요하지만 회의시설은 완벽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울산.경남 등 남부 경제권의 재도약을 위해 APEC회의는 부산서 개최돼야 한다"며 유치운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벡스코의 약점으로 평가되는 국제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APEC회의 유치는 둘도 없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APEC회의가 부산서 열리게 되면 벡스코를 전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월드컵 조 추첨 때보다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는 오는 9월에 벡스코서 열릴 'ITU텔레콤아시아2004'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행사엔 국내 전시사상 최대 규모인 50개국에서 5백 개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그는 세계 IT업계의 유명 CEO와 바이어 등 5만 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행사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1천8백5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벡스코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벡스코는 지난해 4백67건의 행사를 개최했다. 개장 2년7개월 만에 가동률 46%, 관람객 5백70만명을 돌파했고 총수입 1백54억원, 당기순이익 3억6천만원을 기록했다.

그는 "개장 3년여만에 흑자를 기록, 세계 전시컨벤션 업계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평가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좋지 않아 은근히 걱정을 하고 있다.

불황에다 모터쇼.에어쇼.부산조선해양대제전 등 전시 규모가 8천 평 이상인 전시회가 홀수 해에 열려 올해는 굵직한 행사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벡스코 개관 이후 가장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공격 경영으로 어려움을 돌파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올해 벡스코 가동률을 지난해(46%)보다 4% 늘려 50%로 잡았다. 벡스코는 세계비디오비뇨기과대회.국제복사학심포지엄.국제전력전자학회.세계로봇축구대회 등 17개의 회의.학술대회는 이미 유치했다. 유치를 추진 중인 회의도 10여 개나 된다.

그는 인재 육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직원 전문성이 필수라는 생각에서다. 매년 미국의 UNLV(라스베이거스 네바다 주립대)에 직원을 보내 선진 전시컨벤션 기법을 배우도록 했다. 세계 유명 전시컨벤션에도 직원 2~3명을 보내 이론.실무 공부를 하도록 했다.

"벡스코의 전문 전시장 규모(8천여 평)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연말쯤 제2전시장과 관련한 용역 결과가 나옵니다." 그는 시설확충 타당성이 입증되면 내년에 설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부산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행사를 유치해도 시민이 찾지 않으면 허사"라며 "부산이 전시 컨벤션 도시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벡스코를 한번이라도 더 방문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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