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歐7國차세대 NIES(신흥공업국)로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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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東유럽에 새로운 신흥공업국(NIES)이 탄생하고 있다.
동구권(東歐圈)의 시장경제개혁을 지원하고 있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지난 10월 동구국들의 시장경제化 실태를 분석,가장 성적이 좋은 체코의 경우 6개 항목중 3항목이 이미 西유럽 수준에 있다고 평가했다.
90년 베를린장벽 붕괴이후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로 이행한 동구권 국가는 7개국.이들중 선두그룹인 중부유럽의 헝가리.체코.폴란드.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 등 5개국의 경제는 공업생산의 감소로 수년간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 끝에 올해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섰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복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루마니아.불가리아 등 발칸반도의 후미그룹도 96년이후엔플러스성장으로 반전될 전망.
동구권의 이같은 호조는 생산감소.악성 인플레.대외수지의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舊소련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동구권 경제의 호전에 따라 외국기업의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외국자본과의 합작사는 2만개가 넘으며 美제너럴 일렉트릭社,독일의 오펠.도이치 텔레콤社,日스즈키社 등 투자액이 1억달러가 넘는 합작사만도 십여개에 이른다.
동구권 부상의 최대요인은 서유럽국가들 사이에 구축되고 있는 새로운 분업체제라는게 日「세계주보」(6일자)의 분석.동구권 국가들은 공산정권 붕괴후 시장경제로의 이행을 추진하는 한편 서방에 합류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의 전신인 유럽공 동체(EC)와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이들 나라의 對EU수출이 급증,지난해엔 루마니아를 제외한 6개국 수출의 50~60%를 EU회원국들이 차지했다.동구권의 수출시장이 과거 동구권의 경제협력기구였던 경제상호원조회의(COMECON)회원국에서 EU로 완전히 대체된 것 .
서유럽의 선진국중 독일.오스트리아.네덜란드.스위스.이탈리아 등은 특히 동구권과의 경제협력에 적극적이다.
이들 5개국은 동구권 무역의 40~50%,투자액의 반이상을 점하고 있다.
서유럽의 선진국들이 인구 1억명의 동구권 시장에 달려드는 것은 노동비용이 독일의 20분의 1 내지 10분의 1에 불과한 반면 인프라.법제.투자환경 등이 비교적 잘 정비돼 있기 때문.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국가 진출시 교두보 로서의 가치도 간과할 수 없다.
시장경제로의 이행에 따라 유입되고 있는 외국자본도 이들 나라의 성장을 기약하고 있다.외국자본은 산업구조의 개편과 국영기업의 민영화.근대화에 공헌했으며 특히 중부유럽 5개국의 경우 성장산업과 수출산업의 육성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각종 국제기구와 EU의 자금지원도 동구권 약진의 한 요인.이들 기구가 90년부터 3년간 동구에 공여한 1백50억달러의 원조는 각국의 인프라 정비.국영기업 및 은행의 민영화.중소기업 육성.인력양성 등에 집중투자됐다.
지난해엔 서방의 민간은행들이 헝가리.체코.슬로베니아 등을 대상으로 융자를 개시했다.
폴란드 역시 올 겨울 10여년만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키로 했다.
「세계주보」는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금세기중 동구권 7개국이차세대 NIES,새로운 「신흥시장(이머징 마켓)」으로 대두할 것이라 전망했다.
〈李必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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