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조앤 롤링이 직접 쓰고 그린 동화책 한 권, 37억원에 팔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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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방랑시인 비들의 이야기''를 들고 있는 조앤 롤링. [런던=AP]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조앤 롤링(42·사진)이 직접 손으로 쓰고, 삽화까지 그린 동화책이 13일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195만 파운드(약 37억원)에 팔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현대 문학작품 경매가 가운데 최고가이다.

『방랑시인 비들의 이야기(The Tales of Beedle the Bard)』라는 제목의 이 책은 7권만 한정 제작됐다. 이 중 6권은 롤링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쓸 때 도움을 줬던 친구들에게 나눠줬으며, 한 권이 경매에 나왔다. 롤링은 이 책을 상업적으로 출판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소더비는 갈색 고급 가죽 장정에 은과 준보석으로 장식된 이 책의 최고 낙찰가를 5만 파운드로 예상했으나, 그보다 40배가량 높은 가격에 팔렸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자택에서 경매를 지켜본 롤링은 “높은 낙찰가에 놀랐으며, 굉장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수익금은 전액 롤링과 영국 상원의원 엠마 니콜슨이 공동 설립한 자선단체 ‘칠드런스 보이스’에 기탁된다. 이 단체는 유럽 고아원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소더비도 이번 경매에 수수료를 물리지 않았다.

그는 “『방랑시인 비들의 이야기』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주제들의 정수가 들어 있다”며 “이 책은 17년간 집필했던 해리포터 시리즈에 고하는 나의 작별 인사”고 말했다. 롤링은 해리포터 최종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에서 비들 이야기를 언급했었다.

낙찰자는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닷컴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립자는 성명을 내고 “우리가 해리 포터 시리즈를 온라인 주문을 받아 발송하면, 어린이들이 우체국에서 밤을 새며 기다렸다”며 “롤링은 책이 사람, 특히 어린이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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