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결합 새전화시대 예고-日CATV사업자 전화업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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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일본전신전화(NTT)의 일본 시내전화시장 독점구조가 붕괴된다. 일본 우정성은 최근 종합유선방송(CATV)사업자들이 시내전화사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침을 확정,발표했다.당장 내년부터다.내년 3월로 CATV사업개시를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이같은 일본의 사례가 커다란 관심거리다.
우정성은 일본 CATV사업자들이 제1종 전기통신사업자(우리나라의 기간통신사업자)처럼 자체설비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NTT와 동일한 전화번호체계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독자적인 요금체계도 수립할 수 있다.일본 CATV계 거인 스미 토모(住友)상사는 자체 CATV망안에서 사용통화수에 상관없이 요금을 월1천엔으로 하여 내년부터 본격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이토추(伊藤忠)상사도 도시바(東芝)를 포함해 미국의 CATV사업자인 타임워너社.US웨스트社와 거대협력체계를 구 축,전국적인 CATV전화서비스를 추진중이다.
기기제조업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지난달 21일 일본의 대표적인 통신기기제조업체인 NEC는 CATV망에서 음성통화할 수 있는 디지털방식의 시스템을 최초로 개발,내년부터 본격납품키로 했다.이 시스템은 팩시밀리는 물론 PC통신도 가능해 멀티미디어시대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가격은 가입자 3천가구 정도면 3억엔이다.
현재 CATV사업자에 전화서비스를 하도록 허용한 국가는 영국과 일본뿐이며 미국은 이같은 방향으로 법개정을 시도하다가 잠시멈칫한 상태다.영국은 91년 CATV사업자와 기존전화사업자간에경쟁을 도입,성공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93 년말 현재 CATV전화가입자수는 31만가구며 지금도 월1만가구씩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영국의 정책사례는 상당히 의미있는 것으로보인다.내년 CATV사업 개시후 시장수요에 따라서는 사업자들이새로운 사업에 눈을 돌릴 것이고 이때 CATV전화사업이 부각될가능성이 높다.체신부는 화상용 CATV전송망이 음성통신용으로 전환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정책방향의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CATV업체의 한 관계자는 『CATV전화사업이 거론되는순간 방송.통신간의 통합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그러나일부 전문가들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신중한 태도를보이고 있다.
〈李玟鎬 뉴미디어전문기자.經博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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