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첫 민선시장 야당이 차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3일 실시된 대만의 지방자치제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이 수도 타이베이(臺北)의 첫 민선시장직을 야당인 민진당(民進黨)에 넘겨주고 시의회를 장악하는데도 실패해 집권 45년만에 최대의 정치적 패배를 당했다.
그러나 국민당은 관심의 초점이던 대만성장(省長)과 가오슝(高雄)시장선거에서는 제1야당인 민진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성장선거에서 국민당의 제임스 숭(宋楚瑜)후보가 민진당 후보를 1백50여만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됨으로써,당초 중국과의「통일이냐 독립이냐」를 두고 벌어졌던 이념논쟁에서 민진당의 급격한 독립주장이 아직은 광범위한 지지를 얻지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개혁을 희망하는 유권자의 주장도 만만하지 않았다.
타이베이시장선거에서 민진당의 천수이팬(陳水扁)후보가 43.6%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나 국민당은 신당(新黨)에도 뒤지는 3위에 그쳤고 시의회 의석에서도 과반수를 차지하는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95년말의 총선과 96년초의 총통직접선거 등 앞으로의 대만 정치일정에서도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것처럼 국민당과민진당.신당이라는 3개 정당이 「통일과 독립」「안정과 개혁」을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문가들은 별 사고없이 치러진 이번 선거가 88년 리덩후이(李登輝)총통 취임이래 추진해 온 정치민주화가 무리 없이 정착돼가고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을 들어 대만 전체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臺北=劉光鍾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