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결산골프>1.닉 프라이스 정상등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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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올시즌 세계골프는 오랜만에 큰 변화를 보였다.지난 10여년간군웅할거의 국제프로무대가 짐바브웨의 닉 프라이스에 의해 평정됐는가 하면 골프왕국 미국의 프로들은 명함조차 못내미는 치욕적인부진상을 보였다.해외골프의 흐름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註] 94년은 닉 프라이스(37.짐바브웨)가 세계프로골프의 절대 강자로 떠오른 한해였다.
프라이스는 지난 7월 브리티시오픈 우승에 이어 8월 미국PGA선수권대회 등 2개의 메이저 대회를 거푸 석권함으로써 그간 10여명의 정상급 프로들이 각축을 벌이던 세계 골프계를 일시에평정해 버렸다.
프라이스의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은 82년 톰 왓슨이후 12년만의 일로 프라이스는 8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계속된 미국과 유럽 강호들의 대혼전 시대를 마감시킬 제1주자로 꼽히게됐다. 호주의 그레그 노먼(39)은 프라이스의 맹위에 눌려 2인자의 위치로 다시 물러났다.93년 브리티시 오픈 우승으로 영국의 닉 팔도를 제치고 세계 정상에 올랐던 노먼은 4대 메이저우승은 없었지만 각종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들면서 7월까지는랭킹1위를 유지했었다.그러나 브리티시오픈이 끝나면서 1년만에 정상을 프라이스에 넘겨주고 2인자의 위치로 돌아갔다.
노먼은 올해 미국투어 상금랭킹도 프라이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시즌최저타수(68.81)의 성적을 내면서 여전히 강호의면모를 잃지는 않았다.
유럽의 뉴리더 호세 마리오 올라사발(28)은 올초 마스터스를석권함으로써 마침내 메이저 대회에서 첫승을 올렸다.
86년 20세에 미국PGA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제2의「세베 바예스테로스」로 각광을 받았던 올라사발은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3승을 추가하는 맹활약을 보였다.
남아공의 신예 어니 엘스(25)는 금년 두번째 메이저 대회인US오픈을 석권,세계를 놀라게 했다.
엘스는 프라이스와 함께 금년 세계 골프에 몰아친 남아프리카 폭풍의 주역이 됐는데 US오픈에 이어 세계매치플레이선수권과 금년 처음 창설된 총상금 1백90만달러의 사라센 월드오픈까지 제패하는 등 연말까지 위력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투어에서는 스코틀랜드의 신성 콜린 몽고메리(31)가 2년연속 상금랭킹1위를 차지하며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 일본의 자존심인 오자키 마사시는 현지투어에서만 2억엔이 넘는 상금을 벌어들여 사상 처음 2백만달러 상금벽을 넘은 골퍼가 됐다.
〈王熙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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