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땅키우기>청운동 점포주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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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하 1층.지상 2층의 연면적 62.9평에 불과한 협소한 공간에 주택 3가구와 점포 3개가 들어선 점포주택.서울청운동108의5에 위치한 44.9평짜리 대지위에 세운 조그마한 건물에는무려 6개의 별도 생활공간이 마련돼 있어 좁은 땅 개발의 모델이 되고 있다.
별다른 치장없이 회색의 콘크리트 마감처리(노출 콘크리트)로도건물의 품격을 높였고 특히 일반 집장사에 의한 공사비가 평당 1백50만원하던 시절인 91년 당시 평당 1백20만원의 싼 값에 멋스런 건물을 지어 관심을 끌었다.원래 이 땅은 단층 한옥을 헐어낸 자리로 폭7m,길이20m인 길다란 형태의 비정형 땅이어서 다양한 생활공간을 처리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은 작업이었다.설계를 담당한 건축가 우경국(禹慶國.예공건축소장)씨는 한옥의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현대적 생활공간 을 수용하는 모형 만들기에 상당한 고심을 해야했다.
15m 도로변을 따라 길쭉한 모양을 한 건물의 단조로움을 없애기 위해 건물중간 3m 공간을 잘라내 광정(光庭)으로 처리,양쪽의 사무실로 연계되도록 했고 2층의 주택은 별도 외부계단을만들어 출입케 해 주거기능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1층 광정에는 지하실과 1층 사무실 입주자들이 생활하는 공용화장실을 설치했다.
건축 당시 청와대주변 건축규제로 건물높이를 8m미만으로 처리해야 했고 게다가 주차장 면적을 아끼기 위해 아예 주차장을 건설하지 않아도 되는 면적 크기로 집을 지었다.설계자는 바로 인근에 공용주차장을 활용하는 것이 도리어 경제적이라고 판단,주차장을 설치하지 않고 대신 차량 1대분 주차면적인 약8평을 다른공간으로 활용토록 한 것이다.
이 건물의 지하층 23평의 경우 한쪽은 사무실이고 반대편에는10평 크기의 주거기능이 마련돼 있다.1층 18.8평에는 중앙의 광정을 경계로 양편에 사무실이 들어서 있고 2층(20.9평)에는 각기 10평정도의 주택 2가구가 있다.여 기다가 박공지붕밑을 3평정도의 다락방으로 만들어 2층 각 주택거실에서 조그마한 계단으로 연계시켜 주거공간을 확대시켰다.
각 가구는 조그마한 거실과 방 2개에 부엌.욕실등이 갖춰져 있고 다락방까지 감안하면 13평정도의 주택이 된다.
이 건물은 지은후 모두 임대해 주어 현재 시세기준으로 지하층은 4천만원,1층 8천만원,2층 8천만원등 총2억원정도의 전세금을 받게돼 당초 공사비 7천6백만원을 감안하면 약 1억2천4백만원을 남긴 셈이다.
〈崔永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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