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누나 "왼손으로 썼는지 필체 몰라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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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강화도 총기 탈취범 조영국씨의 아버지는 13일 "1000분의 1이라도 아들의 죗값을 치르고 싶다. 피해자 가족에게 뭐라 해야 할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사죄의 뜻을 표했다.

조씨가 1주일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의 장본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조씨 아버지는 "남의 금쪽 같은 자식을 죽여놓고 자수는 무슨 자수냐. 차라리 그 총으로 자살했어야지…"라며 연방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되뇌었다.

하루 전만 해도 "그렇게 말이 없고 착한 아이였는데…"라며 동생의 무혐의 여지를 남겨뒀던 조씨의 큰누나도 이날 "동생은 죗값을 치를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사는 가족은 조씨 검거 직후부터 찾아온 기자들을 피했지만 간간이 질문에 답했다. 다음은 조씨 아버지.큰누나와의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아들의 평소 성격은 어땠나.

"워낙 말수가 없고 조용한 아이였다. 여태껏 장가 안 간 것 빼곤 부모 속 썩인 일도 없던 애다. 대학 시절부터 혼자 자취를 하면서도 부모가 걱정할까봐 매주 집(수원)에 들러 밥을 먹고 갔다. 친구들과도 관계가 좋아 생전 싸운 적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자신의 사업이 어려웠다고 하는데 사채를 썼나.

(누나)"아버지가 항상 사채 쓰지 말라고 강조했고, 올 때마다 조금씩 돈을 쥐어줬다. 이번에 왔을 때도 10만원 줬다."

-왜 조씨가 그런 일을 저질렀을 거라고 생각하나.

(누나)"동생은 워낙 반듯한 데다 아버지가 엄하셨는데, 이런 일을 저질렀다니 상상이 안 된다."

-우편물의 필체는 동생 것이 맞나.

(누나)"왼손으로 썼는지 전혀 몰라보겠다."

-집에 오면 뭘 했나.

"매주 한 차례 집에 오면 밥을 먹고 자기 방에서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있는 성격이었다. 스키를 즐겼고 코란도 동호회에서도 활동하며 교우관계가 좋았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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