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료도 가격파괴 예고 이렇게 걸면 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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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화요금도 「가격파괴」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대답은 『예스』다.지난 7월 전화요금조정 이전 서울~부산간 통화 요금은 유선인 시외전화보다 휴대폰이나 카폰등 이동전화를 이용하는 편이 저렴했다.그러나 같은 유선계 전화 중에서도 한국통신의 시외전화를 이용하는 것보다 더 싸게 시외전 화를 걸 수있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만약 해운.수산.항만과 조금이라도 관계된 업무가 있는 기업이라면 한국통신의 시외전화망보다 항만전화망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항만전화망의 시외전화서비스는 1백㎞ 이내면 한국통신보다25% 값이 저렴하고 그 이상의 거리에서는 20.7% 싸다.국제통화료도 마찬가지여서 전체적으로 한국통신보다 10%정도 싸다는 것이 항만전화측의 설명이다.
한 척의 선박이나 항구에 창고라도 두고 있는 기업이라면 이를근거로 항만전화망에 가입할 수 있는데 항만 관련 업무에 10회선 정도의 전화 수요를 가진 경우라면 1백회선정도 빌려 남는 회선은 별도의 용도로 쓰면 통신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정한 곳에 계속 전화를 거는 사람이라면 전용회선을 이용하면요금이 훨씬 싸다.
서울 시내에서 특정지역과 월 35시간 이상 전화를 거는 사람에겐 한국통신의 시내전용회선이 유리하고,서울에서 각 지방 특정번호와의 시외전화 통화가 많은 경우는 일정 시간을 초과할 경우시외전용회선을 사용하면 전화요금이 훨씬 싸진다 .
서비스를 잘 골라 이용함으로써 요금을 낮출 수 있는 이같은 아이디어보다는 전화요금에 본격적인 가격파괴가 일어날 수 있는 요인은 시장개방이다.
우리시장이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는 외국인 사업자들은 다양한 통신서비스를 국내 업체보다 훨씬 싸게 판매할 전망이다.본격적인통신요금의 가격파괴단계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가격파괴의 또다른 유형으로 수량할인(Volume Discoun t)이 있다.
美AT&T社가 개발,판매한 「텔팍」(TELPAK)은 전용회선을뭉쳐 파는 유형인데 12개 채널을 한꺼번에 빌리면 한 채널씩 빌릴 때보다 거의 50%가 할인돼 현재도 미국의 기업통신용으로널리 애용되고 있다.
최근 한국통신.데이콤.한국이동통신등 통신사업자들은 물론 한전.도로공사등도 장거리전송망 설비확장을 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져 당장 내년부터 가격파괴가 예상되고 있다. 서로 다른 서비스를 결합,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70년대 미국에서 널리 유행한 서비스중 「FX」라는 것이 있는데 시외전화와 전용회선서비스를 합친 형태의 서비스다.
이 방법은 서울 본사와 부산 지사간 전용회선의 양끝에다 사설교환기(PBX)를 장치,서울에서 부산으로 전화를 걸면 전용회선을 지나 부산쪽 사설교환기를 통해 부산시내로 들어갈 수 있게 한 것이다.서울과 부산을 시내요금으로 전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지만 제재수단이 신통치 않아 실제로 사용하는 기업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통신시장의 가격파괴,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우리 곁에도 이미 다가와 있는 물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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