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지구온난화 책임 회피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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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국과 중국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를 중단하라."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사진) 전 미국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이산화탄소의 양대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수상 기념 연설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미.중 양국이 주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 앞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어는 "만약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인류는 지구에 대해 전쟁을 개시하는 셈"이라는 것이라며 현 상황을 전시(戰時)에 비유했다. 그는 "이제 지구와 평화롭게 지내야 할 때"라며 "과거 전쟁 시 발휘했던 긴박감과 결의를 갖고 우리의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어는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라젠드라 파차우리 의장과 함께 이날 시상식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12일 기후변화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출발한다. 고어는 발리 회의에 참석 중인 각국 대표들에게 "교토의정서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협약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고어는 시상식 뒤 CNN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관직을 맡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정계에 복귀한다면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할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 대선에 출마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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