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원과 눈높이 맞춘 리더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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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2007년 육군 참군인 대상(충성 부문) 수상자로 육군 55사단 소속 장정법(30·간부사관 5기·사진) 대위가 선정됐다.

장 대위는 안보교육 최우수 교관, 전술 최우수 교관, 명령하달 경연대회 최우수 교관(2회), 선봉중대 및 전투력측정 최우수상을 받은 점과 신병 조기적응 프로그램을 개발해 병영사고를 예방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상은 충성·용기·책임·존중·창의 등 육군이 정한 5대 가치관을 모범적으로 실천한 장병과 군무원을 대상으로 해마다 분야별로 1명씩 선발해 주는 육군의 가장 명예로운 상이다. 2002년부터 시행돼 올해가 6회째다.

장 대위는 “제가 사병으로 근무할 때의 경험과 기억이 병사들의 눈높이에 맞춰 부대를 지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병사들이 저를 믿고 따라준 것이 고마울 뿐”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장 대위는 2000년 병장으로 제대한 뒤 장교에 지원해 군복무를 다시 시작했다. 병사 시절 81㎜ 박격포 분대장과 대대 군종(종교)병을 겸했는데 동료 병사들을 상담했던 일이 보람 있고 적성에도 맞는 것 같아 장교를 지원해 군인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위는 소대장 시절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문제가 있는 병사들을 특별히 챙겼다고 한다. 병사들 부모에게 전화하거나 직접 만나 어려움을 함께 상의하고 그 소식을 병사에게 전해줘 안정된 군생활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인연으로 당시 소대원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그는 2004년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근무할 때는 최우수 교관상을 두 차례 받았다. 병사 신분으로 교육받을 때 지루했던 기억을 되살려 교육자료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결과였다. 영화 ‘JSA’ 등 시청각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는 등 신대세 병사용 자료를 개발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장 대위는 “군에서 정해준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하게 하자는 것이 나의 복무 신조”라면서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병사들에게 모두 나눠주자고 다짐했던 소위 때의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 대위는 관동대를 졸업했으며, 가족은 부인 육영미(28)씨와 1남1녀가 있다.
용기부문 참군인에는 육군항공작전사령부 2항공여단 조종사 이명환 준위가 선발됐다. 이 준위는 11월 야간 공중강습훈련 당시 헬기를 조종하다 충돌 사고로 항공기 후미 동체가 잘려나간 순간에도 신속하게 조치해 피해를 줄였다. 책임부문에는 심한 우울증으로 삶을 포기하려던 부하 병사를 사랑으로 보살핀 2사단 박범석 중령(학사 10기)이, 존중부문에는 무의탁 어린이와 지체부자유자 보호시설을 꾸준히 후원해 온 황덕병 중령(학군 23기)이 선발됐다. 창의부문에는 한국종단송유관을 재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400여억원의 예산을 절감한 12사단 김도선 중령(학군 25기)이 선발됐다.

참군인으로 선발된 장병들은 육군참모총장 표창과 부상으로 상금 50만원을 받았다. 3박 4일 동안 부부동반 제주도 여행의 특전도 주어졌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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