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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는 이슬람과 밀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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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2일자 열린 마당에 실린 '이라크 파병부대 특정종교 냄새 나 부적절'이란 글을 읽고 일반인들이 '자이툰'의 의미를 잘 모르고 있다고 느꼈다. 한국의 이라크 추가 파병부대 이름인 자이툰은 올리브를 뜻하는 아랍어다.

아랍인들에게 올리브의 위치는 각별하다. 올리브는 비둘기와 함께 평화를 상징한다. 아랍 신문들은 카툰에서 평화를 묘사할 때면 으레 입에 올리브 가지를 문 비둘기를 그린다. 평화적 목적으로 이라크에 가는 한국군의 이름으로 매우 적절하다. 또 올리브는 아랍인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품이다. 우리가 김치 없이 살지 못하 듯 올리브를 뺀 아랍인의 식탁은 상상할 수 없다. 식초와 소금에 절인 올리브 피클로, 말린 열매로, 올리브 기름으로, 각종 요리의 감초로 올리브는 항상 식탁에 오른다. 한국군이 올리브처럼 매우 쓸모 있고 필요한 존재라는 의미도 담을 수 있다. 올리브가 기독교에서만 성스러운 나무로 간주하는 것은 아니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도 올리브를 여러 차례 언급해 무슬림들도 올리브를 성스러운 것으로 간주한다. 자이툰 부대라는 이름만으로도 한국군은 안전한 방탄조끼 한 벌을 입은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배정옥.KBS 국제방송국 아랍어방송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