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조망권, 지방은 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1면

"서울과 수도권은 조망권을 우선시하고 지방은 향(向)을 선호한다."

국내 주택업체 영업담당자들과 아파트 마케팅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소비자들의 주택선호도에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전한다.

한국주택주거문화연구소 김승배 소장은 "주택 구매의 제1요소로 꼽는 입지를 제외하고는 지역별로 다소 차이를 드러낸다"며 "대부분의 주택업체들이 이 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소비자들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입지여건 다음으로 우선시하는 요건은 조망권이다. 조망권에 따라 아파트값이 매겨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내외주건 김신조 대표는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가 많은 서울.수도권의 구매특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부문에서 가장 보수적인 시장으로 알려진 영남권에서는 향의 가치가 절대적이다. 마감재나 평면이 좋더라도 향이 나쁘면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게 주택업체 관계자들의 말이다.

실제 대우건설이 1990년대 후반 경북 경주시 충효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남향만 팔리고 동향 2개동은 입주 때까지 미분양으로 남아 결국 10%나 할인 처분했다고 한다.

대구의 경우 현관 중문(中門 )설치 욕구가 강하다고 한다. 현관 문을 열면 바로 실내가 보이는 구조에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에서도 소비 특성을 반영하는 독특한 평면이 선보이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호남지역의 주생활 문화를 반영해 방을 줄이고 거실과 부엌을 넓혔다"고 말했다. 이 평형은 전체 평균 계약률보다 7%나 높았다.

황성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