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展 초대 받은 유정현씨 "옷과 바느질로 주목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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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2004'전시장에서 눈에 띄는 젊은 얼굴 가운데 한 사람이 한국 작가 유정현(31.사진)씨다. 독일 화랑인 '프뤼스 & 옥스'의 초대로 참가한 유씨는 "외국 화랑이 먼저 작품을 알아보고 전속 작가 제안을 해와 얼떨떨했다"며 "내 속에 든 모든 에너지를 쏟으면 결과는 투명하게 돌아온다는 걸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홍익대에서 판화를 전공한 뒤 2002년 독일 뮌헨의 '아카데미 오브 아츠'를 졸업하고 베를린에서 활동해온 그는 한국 여성으로서 유럽에서 살아가며 느낀 이야기들을 바느질이라는 나름의 형식으로 일치시킨 점을 평가받고 있다.

"바느질은 망가진 걸 고친다는 상처 치유의 기능이 있지요. 옷감을 마름질하고 실로 뜨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다듬어지는 제 마음이나 정신을 돌아보면 이만큼 나를 잘 드러내는 작업이 있나 싶어요. 은유적 자화상이랄까요."

그는 최근 서울에도 작업실을 마련해 베를린을 오가며 새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오는 3월 11일부터 4월 17일까지 베를린 '프뤼스 & 옥스'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이어 5월에는 이 화랑이 중국 베이징에 새로 낸 '공백공간(空白空間)'에서 한국 작가인 강익중.천경우씨와 함께 하는 3인전에 초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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