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의현장>한화 강석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변신」은「도박」이다.
전문성이 강한 프로야구의 경우 포지션을 옮기는 것은 모험이다.여기에다 재기해야 하는 부담까지 있다면 그것은 도박이랄 수 있다.이제까지 포지션을 옮겼을 경우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다.
대전구장 내야의 핫코너를 지켰던 강석천(姜錫千.27)이「모험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그는 3루수에서 외야수,그것도 외야 한가운데를 책임지는 중견수로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이번 도전에는 제 야구인생이 걸려 있습니다.다시 3루수 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입니다.이번에 실패하면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겠습니다.』강석천은 이번 변신에 자신의 야구인생 전부를 걸었다.姜은 신탄진국민학교부터 충남중-대전고-인하대를 거치면서,또 89년 프로에 데뷔해서 올시즌까지 18년간을 붙박 이 3루수로 보냈다.그는 프로에 오자마자 빠른 공에 유난히 강한 타자라는 평을 들으며 대전고 선배 한대화(韓大化.LG)를 이을 기대주로 손꼽혔다.그러나 최근 2년간 부진에 빠지면서 주전자리를 잃었다.
올해 이민호(李珉浩)를 주전 3루수로 발탁한 한화 강병철(姜秉徹)감독은 이민호가 12월초 방위입소하게 되자 강석천 대신 황대연(黃大淵)을 내년 시즌의 주전 3루수로 쓰겠다고 선언했다.그런후 의기소침해 있는 姜에게 외야수로의 변신을 주문했다.
강병철감독은『석천이는 어깨가 강한데다 발이 빠른 편이어서 외야수로 적합하다.또 최근 스스로 의욕을 보이고 있어 외야수로의변신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姜에게 기대를 걸고있다.
3루수는 순간적인 움직임과 판단력이 중요한 자리다.중견수는 이 두가지 요소외에 빠른 발, 내야와의 호흡을 맞춰야하는 능력까지 요구된다.한화가 주전 중견수인 이정훈(李政勳)을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한 것도 姜의 변신을 염두에 두고 있었 기 때문이다. 90년부터 92년까지 3년연속 1백안타 이상에다 두자리수 홈런을 때려냈던 姜은 올해 손목부상으로 46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이젠 아픈데도 다 나았고 지난해 결혼한뒤 가장으로서의책임도 커졌습니다.3루수에서 외야수로 변신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드시 성공해 제2의 야구인생을 펼쳐보이겠습니다.』 姜은 변신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李泰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