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8000가지 장난감이 기다린대 … 신나겠다, 아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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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서울 구로동 롯데마트 지하의 토이저러스 매장의 계산대가 알록달록한 기차 모양으로 꾸며져 있다.

윌리웡카의 초콜릿 공장이 이럴까. 바닥부터 천장까지, 온 세상이 알록달록하다. 입구엔 8색 기차 모형 계산대가 놓여 있다.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와 오색 풍선이 화려한 색깔을 뽐낸다. 어른 키보다 큰 트랜스포머 로봇 모형, 대형 블록작품 등이 시선을 붙잡는다. 8일 정식 개장을 앞둔 6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국내 최대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는 어린이들의 천국이라 불릴 만했다. 서울 구로동 롯데마트 지하에 자리잡은 3300㎡(1000평)의 매장은 성탄절을 맞아 한껏 멋을 부린 모습이었다. 36개국에 진출한 미국계 최대 완구 유통업체 ‘토이저러스’가 롯데와 손잡고 연 첫 번째 매장이다. 롯데마트는 2012년까지 국내에 20개 이상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놀이공원 같은 매장 구성=휴일이면 아이들과 매장 한 바퀴만 돌아도 서너 시간 후딱 지나갈 정도로 눈요깃감과 놀이거리가 많다. 넓은 공간의 장점을 살려 기존의 대형 마트 장난감 코너에선 진열하지 못하던 시승형 자동차를 70여 가지나 진열했다. 원하는 아이들은 자동차를 직접 타 볼 수 있다. 원격조종 자동차를 파는 코너에선 모형 자동차 경주장이 마련돼 대여섯 가지 자동차 모델을 시험해볼 수 있게끔 했다. 블록 장난감을 판매하는 코너에선 탁자에서 네 명의 소비자가 동시에 블록 놀이를 해 볼 수 있는 코너도 있다. 닌텐도 DS 같은 전자 게임기도 직접 시연해볼 수 있다.

매장 인테리어도 놀이동산을 연상시킨다. 판매 상품의 성격에 따라 매장은 크게 네 가지 테마로 나뉘었다. 성탄절·파티 용품 등 계절 상품이 진열된 ‘별의 공간’이나 유아용 장난감, 유아용품이 있는 ‘달의 공간’, 장난감 자동차 같은 역동적인 장난감이 모인 ‘해의 공간’, 전자게임기 등을 파는 ‘오로라 공간’ 등이다. 테마별로 다른 인테리어를 감상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유아용품부터 성인 오락기까지=그동안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종류의 완구가 토이저러스의 큰 자랑거리다. 기존 대형 마트 완구매장의 취급 품목(1000여 가지)의 8배 수준인 8000여 품목을 취급한다. 특히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한국 부모의 특성을 겨냥해 교육용 완구를 1300여 가지 구비했다. 나무블록·퍼즐·레고·망원경·지구본 등이다. 완구점으론 이색적으로 영어서적 코너도 마련했다. 미국·영국 등지에서 수입한 유아용 교육책을 소개했다.

어른들이 가슴 설렐 만한 성인용 장난감도 적지 않다. 프라모델·보드게임·액션피규어 등 국내에 수입된 적이 없는 모델들이 대거 진열될 예정이다. 성광희 사업팀장은 “성인용 완구 시장이 커지는 추세라 앞으로 이를 위한 제품 구색을 늘려 가겠다”고 말했다.

BB탄 총은 팔지 않는다.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 때문이다. 장시춘 토이저러스 구로점장은 “매년 두 차례 안전 모니터링을 하고 문제 소지가 있는 장난감을 발견하면 자체 리콜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매장 방문 전에 소비 교육 잘 시켜야=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3300㎡나 되는 큰 공간이 장난감으로 꽉 찼으니 아이들이 이것저것 사달라고 얼마나 조르겠느냐는 것이다. 네 살배기를 키우는 주부 성유진(33)씨는 “대형 마트 장난감 코너만 지나가도 아이가 생떼를 쓰는 바람에 힘이 드는데 놀이동산처럼 꾸며진 장난감 가게에 가면 아이를 어떻게 진정시킬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의 우혜경 대외협력팀장은 “매장 방문 전에 구매할 장난감과 예산을 어느 정도 머릿속에 그리고, 아이에게 미리 일러둬야 한다”며 “충동구매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계 장난감 유통회사라고 하지만 수입 완구의 비중이 70%를 넘길 정도로 압도적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장시춘 구로점장은 “미처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장난감을 진열하다 보니 수입품 비중이 커졌다”며 “국내 완구업계와 손잡고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정서에 맞는 국산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토이저러스(Toys‘R’ Us)=1948년 설립된 미국의 세계 최대 완구 전문점. 36개국에 1500여 매장을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은 13조원에 달한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토이저러스와 단독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해 매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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