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성적 두배 올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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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두꺼워 좀처럼 이러지 않는데 올해는 너무 집중해서 훈련했나봐요."(웃음)

16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한 '빅초이'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은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수줍은 듯 오른쪽 손바닥을 펴보였다. "지난해에 비해 한달이나 빨리 시작해 정말 열심히 훈련했어요. 특히 타격훈련에 집중했죠"라고 말하는 최희섭의 손바닥 아랫부분에는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여러번 피가 났던 모양으로 피부도 까맣게 죽어 있었다.

굳은살이 생긴 자리가 오른손 아랫부분이라는 것은 왼손타자인 그가 배트를 길게 잡고 장타 훈련을 반복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 귀국, 12월 중순부터 두달 동안 경남 남해 캠프에서 훈련해온 최희섭은 이런 강도 높은 훈련 덕분인지 자신감을 내비쳤다. 함께 훈련을 시작했던 봉중근(24.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이 떠난 뒤에도 보름 동안 혼자 남아 훈련을 계속했던 그다.

"지난해 경기 때 찍은 비디오를 보니 시즌 초반에는 과감하게 승부했어요. 성적도 좋았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감을 잃더군요. 그렇지만 올해는 다를 겁니다. 팀의 중심타선에서 활동하기 위해 자신감 있게 장타를 노리는 훈련을 했거든요. 이제 그간 닦은 실력을 보여줄 차례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 최희섭은 "지난해보다 두 배의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답했다. 메이저리그에 처음 진출했던 지난해 그는 79게임에 출장, 타율 0.218과 홈런 8개를 기록했다.

최희섭은 일단 시카고로 가 짐을 정리한 뒤 19일 말린스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플로리다 주피터로 간다. 타자들은 26일까지 도착하면 되지만 최희섭은 일주일이나 앞서 캠프에 참가하기로 한 것이다.

"빨리 가서 새 팀에 적응해야죠. 5년 전 컵스에서 뛰기 위해 떠날 때처럼 흥분됩니다. 하지만 이번엔 팀 분위기가 좋고 감독님의 신뢰도 두터워 많이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컵스 때와는 다르게 주전경쟁에서도 자신 있고요. 지켜봐 주십시오!"

인천공항=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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