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축산업체 태국 CP그룹 국내진출 서두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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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닭고기시장에 대한 다국적기업의 진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사료업체인 태국(泰國)의 샤론 포캔드(CP)그룹을 비롯한 외국 굴지의 거대기업들이 내년부터 냉장닭고기를 중심으로 한국축산물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연간 3억마리,5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육계(肉鷄)시장은 ㈜하림과 미원마니커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금력과 기술수준이 열악한 10여개 영세업체로 이뤄져있어 다국적기업의 진출이 본격화할경우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유통.부동산.금융.통신분야에 전세계적으로 2백20여개의 子회사를 거느린 CP그룹은 지난해 중국에 사료공장 50개와 종계장.부화장.육계계사.도계장등 현대식 설비를 갖춘데 이어 빠르면 내년초부터 한국의 닭고기유통시장에 참여하는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CP그룹이 한국사료시장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유통망이 낙후돼 있고 군소업체가 대부분인 육계유통시장을 노리고 있다』면서『CP그룹이 중국에 이어 진출한 홍콩시장을 1년만에 60%이상 차지했을 정도로 위력이 대단한 만큼 한 국시장도 급속한 잠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CP그룹이 시장조사는 물론 한국소비자 기호에 맞는 하이라인.데칼브.핀치.아바이카등의 품종개발을 이미 마친 상태』라고 전하고『닭을 잡아 가공하고 판매하는 계열화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만큼 한국유통시장의 계열화를 추 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CP그룹은 중국에서 인천항까지 카페리호로 10시간밖에 걸리지않는 점을 감안,韓中항로에 전용냉장선을 설치해 중국에서 냉장육을 가져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李鍾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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