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요통 왔다고요? 무조건 휴식 취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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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경력 16년차인 김선영(43)씨. 김장철이면 걱정이 앞선다. 오랜 시간 쪼그리고 앉아 양념을 버무리고 무거운 김치통을 들고 나르고 나면 허리에 곧바로 무리가 가 며칠을 앓아눕기 때문이다. 김씨에게 ‘김장 요통’은 김장철마다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허리가 버티는 하중, 몸무게의 2~3배
재료를 다듬고 절이는 데 하루, 양념을 버무려 김치에 넣고 김치통에 담그는데 또 하루. 대개 김장을 담그기 위해선 이틀 정도 바삐 움직여야 한다.
이때 허리가 받는 하중은 몸무게의 2~3배다. 특히 허리를 굽히고 김장을 담그는 시간이 길수록 디스크의 압박이 심하다. 평소 디스크 탈출증이나 돌출증이 있으면 디스크가 뒤로 밀리면서 신경을 압박해 다리와 허리통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쌀쌀한 날씨에 갑자기 일을 하는 것도 허리에 무리를 주는 요인이다. 낮은 기온에 경직된 몸을 갑자기 움직이거나 절인 배추처럼 무거운 것을 들다가 자칫 염좌나 골절, 심하면 급성디스크까지 발생할 수 있다.
 
2주 지나도 심해지면 정밀 진단을
김장 요통은 ‘무조건 휴식’이 원칙이다. 스트레칭이나 운동은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요통에 운동이 좋다고 하는데, 만성요통에만 해당된다. 김장 요통처럼 갑자기 시작된 통증엔 안정이 최선이다. 특히 급성요통은 디스크가 빠져 나오기 전 신호일 수 있어 운동을 하면 추간판탈출증 위험을 높이게 된다. 스트레칭·요가·스포츠 마사지·안마·교정치료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하며 걷기 같은 운동도 증상이 호전되기 전까지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
찜질은 근육을 만져서 아픈 근육 부위가 있다면 냉찜질을, 깊은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지면 반신욕을 포함한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서울척병원의 김동윤 원장은 “허리통증의 양상도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주로 허리만 아프고 특별한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지거나 가만히 있을 때에는 아프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점차 좋아진다면 단순 염좌나 근육통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자세가 옆으로 틀어진다든지 앉았다 일어날 때 허리를 바로 펼 수 없거나 엉덩이로 통증이 내려오고 허벅지·엉덩이가 당기고 저리는 느낌, 기침할 때 허리 전체가 울리는 느낌이 든다면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김 원장은 “2주가 지나도 통증이 좋아지지 않거나 점차 심해진다면 정밀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했다.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도움말=서울척병원 / 02-94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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