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의원 한나라 탈당 … 이회창 지지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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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문 한나라당 의원(대구 중-남구)이 29일 탈당해 이회창 무소속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곽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정치적 울타리였던 한나라당을 떠나 보수의 대안인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곽 의원은 이명박 후보를 "(당선)돼선 안 될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로는 정권 교체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위장 전입.위장 취업 등 드러난 탈법 사실만으로도 (이 후보는) 국가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탈당은 이명박 후보가 자초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곽 의원은 충북 옥천에서 열린 '82회 육영수 여사 숭모제'에 참석한 박 전 대표를 찾았다. 행사 직전 그는 박 전 대표에게 다가가 허리 숙여 인사했다.

▶박 전 대표="(탈당을) 다시 생각해 볼 여지는 없나요?"

▶곽의원="결심대로 하겠습니다."

곽 의원은 이회창 후보의 출마 이후 탈당한 첫 한나라당 의원이다. BBK 사건 수사 결과 등 향후 정치 상황에 따라선 추가 탈당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오후 4시쯤 이회창 후보 캠프를 찾아 "한나라당에 (탈당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선 당황과 분노의 감정이 엇갈린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30일부터 이명박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기로 해 더 이상의 동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날 박 전 대표 측 의원 5~6명은 곽 의원을 만나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회창 후보 측은 추가 탈당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유석춘 정무특보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곽 의원의 탈당은) 한나라당이 이회창 후보로 옮겨오는 첫 단추"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 (곽 의원과) 접촉한 적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 김현미 대변인은 "곽 의원의 탈당은 이명박 후보가 무너지는 것을 보여 주는 전초"라고 주장했다.

정강현 기자

◆곽성문 의원은=대구 중-남구가 지역구인 초선 의원(55).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 편에 섰고, 올 6월 "이명박 후보 친인척 재산이 8000억~9000억원에 이른다는 소문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비판하기 위해 풍수지리가를 동원하다 한때 당원권 정지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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