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뿌려서안되는 除雪用염화칼슘 성수대교 年8톤 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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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붕괴된 성수대교에는 매년 겨울 제설작업을 위해 무려 8t씩의염화칼슘이 뿌려져 교량부식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이는 용접불량으로 인한 핀강판과 H빔 연결부분(플랜지)의 파단(破斷)이 1차적 원인이라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도로.교량부식에 치명적인 염화칼슘의 살포는 성수대교뿐만 아니라 다른 한강다리에도 똑같이 행해지고 있어 교량관리에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의회 최명진(崔明鎭.민주당)의원의 요구로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성수대교관할 동부건설사업소가 93년11월22일부터 94년2월23일까지 석달동안 성수대교등 98㎞구간에 25㎏짜리 1만3천9백부대의 염화칼슘을 살포한 것으 로 드러났다. 이를 구간별로 환산하면 1㎞마다 3.5t이 살포된 것으로 통상 교량구간은 일반도로보다 약 2배정도 더 많이 살포하는 것을 감안하면 성수대교구간(1.16㎞)에는 겨울마다 약 8t의 염화칼슘이 뿌려진 것이다.
이와관련,포항제철산하 산업과학기술연구소가 93년11월 무도장내후성 교량용 강재의 개발을 위해 실시한 「교량용 강(鋼.SMA50BW)의 용접특성」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강재의 부식속도는▲염분이 투입됐을 때는 일반대기상태에서보다 20 배나 빠르고▲이때 용접부위는 일반강재에 비해 2배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염화칼슘과 같은 염분이 집중적으로 뿌려지면 용접부위는맑은 대기상태에서의 일반강재보다 40배나 빨리 녹이 슨다는 것이다. 한국건설 방식(防蝕)기술연구소 이의호(李義鎬.방식공학박사)소장은 이에대해 『만약 용접불량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붕괴는 건설직후 바로 일어나게 된다』며▲문제의 수직재 파단부분 주위가 녹물로 뻘겋게 물들어 있고▲절단면(용접부위)내부까 지 완전히 녹이 슬어있는 것으로 볼때 용접부위의 페인트가 벗겨지면서이를 통해 부식이 서서히 진행돼 용접부분이 절단되면서 붕괴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李소장은 『용접부위는 그 특성상 미세한 구멍이 생길 수 있는데 도장(塗裝)이 손상되면 이 구멍을 통해 물이 스며들어 부식속도가 가속화되면서 미세균열이 발생하게 된다』며 『더구나 그것이 물이 아니고 염화칼슘과 같은 강염(强鹽)성분일 경우에는 다리의 안전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따라서 염화칼슘을 뿌릴때는 그에 앞서 용접부위의 도장관리가 철저해야 하고 뿌린 뒤에는 즉시 세척을 해주어야 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에는 현재 65대의 제설차가 있으나 눈이 내렸을때 주로고지대등 긴급지역에 투입하는 것이 고작일 뿐 한강교량의 경우 염화 칼슘을 뿌리고 세척도 제대로 하지않고 있다.
선진외국의 경우 교량에 대해서는 긴급상황이 아니면 염화칼슘을사용하지 않을 뿐더러 불가피한 경우에도 사용즉시 다리세척을 해주고 있다.
〈李光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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