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위성移通은 발상전환의 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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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첨단통신기술인 美 모토로라社의 저궤도위성이동통신 「이리듐계획」과 코드분할 방식의 디지털 이동통신 서비스는 발상의 전환이 낳은 개가다.
이리듐은 기존의 이동전화 서비스와는 발상자체가 다르다.현재 이동전화시스템은 고정된 기지국과 교환기가 자동차와 사람의 움직임을 통제해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자연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기힘들어 서비스광역화가 어렵다.그러나 「이리듐」의 발상은 우주공간에 움직이는 기지국과 교환기를 설치해 지상의 이동체를 통제한다는 것.우주공간(위성)에서보면 지상의 이동체가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고정된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제어와 서비스제공이 용이하다. 이리듐의 또다른 발상 전환은 위성의 궤도가 낮다는 것.고도 3만㎞이상의 정지궤도는 만원(滿員)이어서 더이상 빈자리가 없다.또 높은 궤도까지 발사하려면 비용도 비싸고,먼거리로 인한통화지체로 통신품질도 떨어진다.결국 모든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저궤도위성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코드분할방식(CDMA)의 디지털 이동통신의 발상도 재미있다.
무선통신의 골칫거리는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에 같은 주파수를쓰면 혼선이 발생한다는 점이다.그러나 파티홀을 상상해보면 이런고민은 단번에 해결된다.지금 파티홀에 1백명이 모였다고 가정하자.제한된 장소에서,1백명이 가청(可聽)주파수 내에서 동시에 얘기하지만 모인 사람들은 어려움없이 특정상대와 대화할 수 있다.인간의 두뇌(이동전화교환기)가 상대방의 목소리(코드)만을 선별(필터링)해 들으면서 그 외의 사람 목소리를 잡음(노이즈)처리하기 때문이다.문제가 되는건 특정 목소리만 코드화해 식별하고처리하는 능력 뿐이다.그러나 이것마저 최근 고도로 발달한 반도체 기술덕분에 충분히 해결되었다.코드분할방식이 도입될 수 있는기술여건이 성숙한 것이다.
신기술,그것은 어렵고 복잡한 이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고(思考)의 전환에서 비롯된다.
〈李玟鎬 뉴미디어전문기자.經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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