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프리 파워' 몇 표나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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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53.(左))가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일리노이주.(右))의 선거 유세에 합류한다.

CNN.워싱턴 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은 윈프리가 다음달 8, 9일 아이오와.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3개 주, 네 곳에서 열리는 오바마 의원 유세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윈프리는 올해 초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9월에는 선거 자금 모금에 나서 300만 달러(약 28억원)를 전달했다. 경제 전문잡지 '포브스'가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의 하나로 꼽은 윈프리는 과거 다른 대선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다.

오바마는 이날 기자들에게 윈프리의 유세 동참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전역에서 사랑받는, 훌륭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그가 추천한 책들은 무조건 '베스트셀러'가 되지만 윈프리의 지지가 자동으로 내 표로 연결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그가 내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윈프리의 유세 참가 소식이 알려지자 미 언론들은 '윈프리 파워'가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했다. CNN은 "그동안 여성은 같은 민주당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의 든든한 지지 기반으로 알려져 왔다"며 "오바마가 윈프리의 도움으로 여성 표를 끌어 오면 힐러리와의 차이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분석가인 제니 배커스는 "윈프리는 단순한 수퍼스타가 아니다"며 "그는 날마다 수많은 미국 여성과 남성을 자기 앞으로 끌어 모으고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미국의 목소리와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윈프리가 상당수의 유권자를 움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CNN의 여론조사국장 키팅 홀랜드도 "결혼한 여성, 자녀를 둔 여성 중 상당수는 투표에 적극적인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윈프리의 관객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론도 적잖다. 스티븐 슈미트 아이오와대 정치과학 교수는 "미디어의 관심을 끄는 것과 표를 얻는 것은 별개"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의 '로덴버그 정치 리포트'도 "선거자금 모금에 도움이 되겠지만 선거의 판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윈프리가 힐러리를 지원하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맞수가 될 것이라는 데 주목했다. 신문은 "두 사람 모두 대중을 움직이는 데 천부적 자질이 있고, 자기 이름으로 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다"며 "두 사람의 지원 유세로 내년 1월 3일 아이오와에서 열리는 코커스(당원대회)가 더욱 달아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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