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 법으로 제재” 한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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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불법복제가) 생존에 중요한 문제로군요. 생존에 관련된 것부터 먼저 해결하겠습니다.”(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창작의욕을 꺾어버리는 불법이용이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방치하면 안되죠. 단계적으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습니다.”(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이명박·정동영 두 대선 후보가 문화 관계자들과 만났다. 26일 오후 한국문화산업포럼(공동대표 이강복·이수만·송승환·이장우)이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마련한 문화산업정책 간담회에서다.

이날 간담회는 이명박·정동영 후보 순으로 각각 진행됐다. 문화계 인사들은 두 후보에게 불법복제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가수 이문세씨는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가수들이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TV 오락프로에서 웃음을 줘야 하는 현실이다. 인터넷 포털에 적용되고 있는 실명제를 P2P사이트 등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화인회의 이춘연 이사장도 “지하철 등에서 팔리는 불법 DVD는 사실상 장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후보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는 “문화산업이 성장하면 (자신이 공약으로 내건) 7%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문화관광부 예산을 따로 증액하는 대신 “200조원 가까운 정부예산 중에 조금만 신경 쓰면 20조원을 절감해 문화·복지에 더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불법복제와 관련해 경찰에 전담 단속반을 두고 문화관광부에 저작권분야 특별사법권을 부여하는 이중장치를 내세웠다. 정 후보는 또 시민들과 유리되지 않기 위해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에 입주하기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가수 보아·동방신기·슈퍼주니어· 최백호·정훈희·유열·박진영, 영화감독 이명세·이현승, 연극연출가 윤호진, 영화제작자 유인택 등 문화예술인 약 100명이 자리했다. 문화계 대표들은 우리나라를 세계5대 문화산업 강국으로 발전시키기를 희망하는 결의문을 두 후보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행사 시작에 앞서 “연예인들의 바쁜 일정 때문에 9월 초부터 행사 준비를 시작해 여야 후보를 각 1명씩을 초청하게 됐다”며 다른 후보를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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