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제 낙관적 … 삼성 특검은 정치적 시선 끌려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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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사진) GS그룹 회장은 "삼성 특검은 정치적으로 시선을 끌려는 행동이며 기업들을 망신 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제주에서 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특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처럼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허 회장과의 일문일답.

-삼성 특검을 어떻게 생각하나. 재계에선 특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은데.

"삼성이 하는 말이 사실이기를 바란다. 김용철 변호사 얘기가 사실이 아니기를 희망한다. (기업을 상대로 한) 특검 같은 게 있으면 안 된다고 본다. 경제와 정치를 자꾸 연결시키려 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 경제를 살리려고 해야 하는데, (이와는 반대로) 기업들 망신을 준다. 대외적으로도 망신이다."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를 어떻게 보나.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정의를 위해서 했다는 생각은 안 든다."

-김 변호사 폭로 파문 이후 기업들이 능력 못지않게 충성심을 강조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경영진이 기업을) 투명하게 (경영)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외환위기 후 한국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고 안전 위주의 경영만 한다는 지적이 있다.

"(리스크 관리가 꼭)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처음부터 공격적이면 기업이 망한다."

-GS그룹이 찾고 있는 미래 사업이 있다면.

"에너지 분야만 해도 무궁무진하다. 플랜트.건설 등은 한국에서 쌓은 노하우가 있어 미래에 발전할 소지가 대단히 크다."

-기업 인수합병(M&A)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현재 GS건설이 미국과 유럽에서 M&A를 할 만한 석유화학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를 찾고 있다. 내가 직접 지시했다. 그룹이 역량을 모아야 할 부분이 석유화학 쪽이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을 위해 GS건설과 GS칼텍스가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로부터 평가도 받았다. 해외에서 (인수 관련) 자금을 싸게 빌려오기 위한 조치다."

-대우조선해양.현대오일뱅크.하이마트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 매물이 안 나와서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전제하며) 대우조선해양은 GS홀딩스가, 현대오일뱅크는 GS칼텍스가 인수 문제를 검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M&A를 추진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어떤 매물이라도 가격 조건이 맞아야 산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

-내년 한국 경제를 어떻게 보나.

"개인적으로는 낙관적으로 본다. 무엇보다 한국인은 근면하다. 한국이 잘되는 또 다른 이유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일본이 이웃에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제주=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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