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김용철 변호사라면…" 사시 면접서 질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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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당신이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올해 사법시험 3차 면접에서 이 같은 질문이 나왔다. 23일 사법연수원과 사시 수험생들에 따르면 20~22일 경기도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치러진 면접시험에서 한 면접위원이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질문을 받은 수험생은 "원칙적으로 변호사의 비밀유지 의무 관점에서 보면 잘못됐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김 변호사라도 심각하게 고민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같은 질문을 받은 수험생들도 비슷한 대답을 한 것으로 안다"고 소개했다. 사법연수원의 한 교수는 "김용철 변호사와 관련된 질문은 공식적인 질문이 아니라 한 교수가 개인적으로 물어본 것"이라며 "교수들마다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고 말했다.집단면접에서는 ▶고교 평준화 ▶군복무자 가산점 ▶전관 예우 ▶성장과 분배 ▶아프가니스탄 석방 인질에 대한 구상금 청구 같은 다양한 문제가 나왔다.

올해는 사시 2차 합격자 1008명과 지난해 면접시험 불합격자 8명을 합해 1016명이 응시했다. 이 가운데 29명은 법률지식 결여에 따른 '부적격자'로 의심돼 이날 최대 한 시간 동안 심층면접을 받았다. 지난해 26명이 심층면접을 받아 8명(1명은 면접시험 불참)이 최종 탈락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탈락자도 10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합격자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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