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값 폭락으로 실의-김해 화훼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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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金海=金相軫기자]국내 최대의 화훼단지인 경남김해 일대의 꽃재배농민들이 꽃값이 폭락하자 힘들여 재배한 꽃들을 뽑아버리거나출하를 포기하는등 실의에 빠져있다.
경남.북지역 1천여 화훼재배농가들로 구성된 김해시불암동 영남화훼조합(조합장 金美朝)에 따르면 최근들어 공판장 경락가격이 20송이 한 단 기준으로 국화의 경우「소국」은 지난 9월초 2천4백원에서 1천원으로 떨어졌으며 노란국화인「천수 」는 3천5백원에서 6백원으로,흰국화인「백광」은 4천5백원에서 8백원대로폭락했다.안개꽃도 9월초 2천7백~3천원에서 최근 2천원으로 떨어졌다.
또 장미도 2천~2천2백원에서 1천2백원,거베라는 2천5백~3천원에서 1천5백~1천7백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값이 가장 바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화로,이같은 현상은 국화의 수요가 3~4년동안 계속 늘면서 다른 꽃보다가격이 상승하자 많은 농민들이 국화재배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1천2백평에 국화를 재배하고 있는 김해시불암동 具치관(32)씨는 올해 농촌지도소의 권장으로 신품종 국화를 재배했으나 국화35단 1박스를 출하할 경우 수송비 3천5백원과 박스값 1천3백원등을 제하고 나면 인건비도 건질 수 없다며 5백여평의 국화는 뽑아버렸고 나머지는 만개한 상태로 방치하고 있다.
또 1천여평에 안개꽃을 재배하고 있는 김해군대동면초정리 金동수(40)씨도 출하를 포기한채 대체작목을 찾고 있다.
올해 이처럼 꽃값이 폭락한 것은 정부가 화훼를 우루과이라운드(UR)대체작목으로 권장하면서 김해지역 꽃재배면적이 지난해 1백59㏊에서 올해 1백79㏊로 늘어 영남일대에서 2~3년사이 2배정도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경조사용 화환규제와 지속적인 사정여파로 꽃소비가 줄어들었고▲대일수출중단과 미국.대만등지에서 수입한 대량의 수입란들이 국화를 대체하고 있는데다▲중국에서 수입되는 조화가 화훼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김해지방의 화훼농가들 대부분이 토지를 임대해 농사를 짓는 임대농이어서 9백평기준으로 6천만~7천만원이 들어간 시설비때문에 쉽게 다른 작목으로 대체해 심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여기에다 뚜렷한 UR 대체작목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도 화훼재배를 계속 권장할 방침이어서 화훼농가들의 피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영남화훼조합 金미조(51)조합장은『정부가 꽃소비를촉진하고 수출길을 찾지 않으면 화훼농가들은 농사를 포기해야할 형편에 처할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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