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성수대교-대형차량 마구통행 死角지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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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출근길의 러시아워에 어처구니없게도 교량상판이 내려 앉은 성수대교는 서울지역 15개 교량중 한남대교와 함께 가장 사고위험이큰 교량으로 알려져왔으나 서울시가 이를 무시,참화를 불렀다.
강북의 성수동과 강남구 압구정동을 잇는 이 다리는 철도가 통과하는 다리를 제외한 15개의 한강교량중 10번째로 건설된 다리. 77년4월 총 공사비 1백15억8천만원을 들여 대한컨설턴트가 설계하고 동아건설이 시공을 맡아 착공,79년 10월에 완공됐다. 다리폭은 19.4m로 4차선이며 총연장 1천1백60m에 22개의 교각이 교량상판을 떠받치고 있다.
하루 교통량은 올상반기의 경우 10만5천대로 15개 차량통과교량중 통행량은 중간정도나 완공당시 하자보수기간은 겨우 5년간으로 이미 경과한지 오래이며 그간 상판보수는 한번도 없었으며 다만 지난 90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5회의 신축 이음보수가 전부였다. 서울시는 한강교량에 대해 년4회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실시하고 있다고는 하나 최근인 지난 8월 시 동부건설사업소가 실시한 성수대교 안전점검은 육안점검에 그쳐 안전에 이상이 없는것으로 나와 있다.
성수대교는 교각과 교각사이의 길이인 경간폭 최장구간이 1백20m로 15개 한강다리중 비교적 긴편이어서 상판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번에 무너진 강북에서 5~6번째 교각사이 상판슬라브도 단순겔바(GERBER)트러스구조의 30m구간으로 상판의 안전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지난8월 서울시 동부건설사업소가실시한 성수대교 안전점검결과는 안전에 이상이 없 는 것으로 나와있다. 특히 이 다리가 건설된 70년대말의 시공방식이 기계화시공이 아닌 인력시공으로 부분적으로 정밀시공이 되지 못한 취약성을 안고 있음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자주 지적됐으나 서울시는 지난 90년부터 다섯차례 신축이음보수만 했을뿐 상판이상여 부는간과해버린 것이다.
관리주체인 서울시는 이같은 상판취약성을 외면하고 한남대교등의수중교각부식예방등에만 매달리다 허를 찔린 꼴이 됐다.
특히 올들어 원효.마포대교의 상판에 구멍이 뚫려 일제보수를 실시할 만큼 한강교량의 상판에 대한 적신호가 켜졌음에도 정작 상판취약성이 가장 큰 성수대교에 대해서는 육안에 의존하는 정기점검에 그치고 있었다.
서울시는 지난 92년12월부터 93년12월까지 철도교량 2개를 포함,한강 17개교량에 대해 수중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성수대교에 대해서는 기초 미관제고 부위의 일부부식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하자보수대상에서도 제외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도 15개 한강교량의 안전도검사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기는 했으나 성수대교의 경우 교각상태.하상세굴정도가불량하다는 판단만 내려놓고 원효대교를 제외하고는 보수공사 계획조차 전혀 세워놓지 않고있다가 어처구니없는 참사 를 자초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안전도검사당시 성수대교의 경우 시공당시의 설계도면을 입수치 못해 수중조사대상의 교각도 새로 고유번호를 부여하는등의 교량관리 난맥상을 보여 이번 사건이야말로 눈가림에그치는 서울시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鄭基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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