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를 하러 왔다"며 12일 청와대 춘추관에 들어선 문재인 민정수석은 엷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년간의 소회 등을 묻는 질문에 文수석은 시선을 떨어뜨리다 한참 만에 말문을 열곤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퇴 계기는.
"격무와 긴장으로 지쳤고 건강도 상했다. (대통령에게) 총선 때까지 모시고 쉬겠다고 했었는데 시간이 당겨진 것이다. 무리해서라도 버티려 했는데 여러 사정이 그렇게 안 돼 어쩔 수 없었다."
-대통령의 반응은.
"힘들어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붙잡진 않았는데, 개인적으론 홀가분하지만 힘든 시기에 떠나게 돼 가슴이 무겁다."
-염동연씨의 '왕수석' 비난 때문인가.
"근래에 거세진 출마 압박을 감당하기 힘든 것도 나를 지치게 한 요인 중 하나였다."
-대통령은 출마를 권하지 않았나.
"직접 권한 적은 없지만 나와 정찬용 인사수석에 대한 내.외부의 출마 희망 분위기가 높았다. 출마할 뜻이 없다고 말씀드렸고 대통령도 양해했다."
-당에선 계속 권할 텐데.
"민정수석으로서도 굽히지 않았으므로 자유로워지면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총선이 중요하나 정치만이 나라를 구하는 건 아니다. 개인의 인생관도 존중돼야 한다. 민정수석은 직무상 정치하지 않을 사람이 맡는 게 좋다."
-민경찬씨 처리에 대한 비판이 있는데.
"소관업무에서 악재가 불거져 책임을 느끼나 조율 등은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다."
-입당은 하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 생각할 문제지만 지지하고 승리하기 바라는 생각은 똑같다."
-부산시장 선거에 나설 가능성은.
"정치할 생각이 안 든다."
김성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