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미국대선] 케리 "러닝 메이트 누굴 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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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민주당 존 케리(매사추세츠)상원의원의 대선 후보 지명이 기정사실로 굳어가면서 공화당 조지 W 부시-딕 체니에 맞서 케리는 누구를 러닝 메이트로 삼을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설은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를 찍을 때 그의 부인이나 부통령 후보는 큰 영향력이 없다"는 것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달라 보인다. 케리 의원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마이클 두카키스 전 민주당 대선 후보 등을 배출한 유명한 '매사추세츠 리버럴'이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남부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60세라는 자신의 나이도 고려해 이를 보충할 카드를 뺄 것이 확실시된다.

예상 후보 명단에는 여러명이 올라 있다. 우선 경선 경쟁자인 존 에드워즈(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거론된다. 남부 출신에, 50세며, 방직공장 직공 아들이라는 배경 등이 모두 케리 의원이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기 때문이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자신과 경쟁하던 부시 후보(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를 부통령으로 영입해 집권에 성공했다. 문제는 에드워즈 의원이 "부통령은 안 한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11일 경선에서 사퇴한 웨슬리 클락 전 나토 사령관도 남부 아칸소 출신이지만 경선에서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게 흠이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도 유력한 후보다. 남미계라 총유권자의 10%가 넘는 남미계 표를 독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남미계에 대한 백인 보수표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 득실의 계산이 복잡하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인기가 대단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클린턴 가(家)'라면 고개를 흔드는 공화당 표가 무더기로 투표장에 몰려올 수 있다.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는 게 CNN의 지적이다. 경선에서 사퇴한 딕 게파트(미주리)의원도 거론된다. 그와 손잡으면 노동조합 표는 확실하고, 미주리주도 잡겠지만 그 정도가 전부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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