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joins.com] “가족 잃은 슬픔, 나누니 반이 되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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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인터넷이 첨단 기술산업에서 벗어나 인정이 가득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조인스 블로그가 가족을 잃은 슬픔을 나누고 위로하며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소통의 장이 된 것. 서로 얼굴을 마주하진 않지만 블로그에 올려진 눈물 어린 사연들은 불특정 다수를 만나며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달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블로그 ‘하늘 저 멀리 띄우는 마음’(blog.joins.com/so5291)에는 지난 4월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딸 박소영씨의 사연이 담겨 있다. 9월부터 블로그를 운영해 온 박씨는 “아빠와의 추억은 생각나는 것조차 가슴 아려 글로 그 아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부질없어 보이지만 넘치는 그리움을 어쩔 수 없어 블로그에 담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티즌 ‘천사의 엄마’는 댓글을 통해 “아버지께서도 천국에서 따님의 사랑을 알고 계실 것”이라며 “그렇게 되길 기도하겠다”고 위로했다. 블로거 ‘agi’는 “기운 내고 함께 이 슬픔을 이겨 나가자는 말씀밖에…”라며 아픔을 함께했다.

 이렇게 위로의 말을 건넨 ‘천사의 엄마’와 ‘agi’ 또한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다. ‘천사의 엄마’ 정미희씨는 지난 5월 지리산 수련회를 다녀오던 중 사고로 열네 살 아들을 하늘나라로 보냈다. 정씨는 9월부터 블로그 ‘영원한 축복 내 아들 관식아!’(blog.joins.com/jc7047)를 운영하며 함께 사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던 아들을 한순간 떠나보낸 가슴 아린 심정을 나누고 있다.

 닉네임 ‘agi’인 안광일씨는 지난 5월 서울 원묵초등학교 소방훈련 중 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 애절한 사연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안씨는 7월부터 ‘하늘에 보내는 편지’(blog.joins.com/agigwangil)를 연재,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며 네티즌들의 위로를 받고 있다.

 이 밖에 블로그 ‘아! 순형아’(blog.joins.com/kwonhi4801)는 지난 2월 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오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아픈 심정을 담고 있다. ‘슬픈 아빠’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는 권혁일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대해 “불의의 교통사고로 잃게 된 아이가 그냥 잊혀지기엔 너무 안타까워 아이의 삶을 정리하는 아빠의 공간”이라며 “어떤 방법으로든 아이를 다시 볼 수 없지만 많은 분이 기도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화명 ‘alone03’은 “가슴 아픈 일을 겪은 사연들을 보니 안타깝다. 마르지 않는 눈물의 시간을 담는 것은 당연하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미나리향’은 “아이 키우는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아픔을 느낀다”며 “하늘의 뜻이라고 위로하기엔 인간으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슬픔과 고통, 그래도 또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 원리 속에서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지만 힘내라”고 말했다.

 쌀쌀해진 날씨에 블로거와 네티즌의 마음이 어우러져 인터넷을 훈훈하게 데우고 있다.

조인스닷컴 정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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