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한국정보통신대학 “뭉쳐서 키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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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정보통신대학(ICU)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통합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에 따라 흡수하는 쪽에 선 KAIST로서는 서남표 총장이 구상하는 대학 규모 키우기에 일단 성공하는 것이라며 얼굴 표정 관리에 바쁘다.

 정통부와 한국정보통신대학 이사진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허운나 ICU 총장의 사직서를 수리하는 한편 두 대학의 통합 원칙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합 절차를 밟는 데 걸리는 기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통합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서 총장은 KAIST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크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규모로는 한계가 있다며 학생 수와 교수진 늘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대학과의 통합도 그런 측면에서 지난해 총장 취임 이후 그의 희망 사항이었다. 한국정보통신대학은 정보통신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정통부가 10년 전에 설립했다. 현재 학부 471명, 대학원 603명, 교수 65명이다. KAIST는 7741명의 학생과 438명의 교수를 확보하고 있다.

 KAIST 측으로서는 두 대학이 통합되면 정보통신 분야의 학생 수와 교수진을 대폭 보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IT 분야에서 대형 연구과제를 하기 위해서는 교수가 120명 선은 돼야 한다는 게 서 총장의 생각인 점을 감안하면 소기의 성과를 얻는 셈이다.

 특히 KAIST는 정보통신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1000억원에 달하는 학교 발전기금과 부동산 등도 함께 받을 가능성이 커 일거양득의 통합이라는 평이다.

 두 대학의 통합 논의가 시작된 것은 정보통신대학에 정통부가 연간 100억원 가까운 운영비를 대 온 것이 국회와 감사원의 감사에서 문제로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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